거연정/여섯째 해 22

세배와 상경기

세배와 상경기(2018.2.16.)준모가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준비해온 한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올해는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몇 사람에게 세배를 하게 되고 세뱃돈을 받을지 미리 헤아려보기도 하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세배를 같이 받을 때는 세뱃돈도 함께 받는다고 일러두었습니다. 세배가 시작되자 준모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나고 신이 났습니다. 증조할머니, 큰할아버지 내외, 조부모, 작은할아버지 내외 순으로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을 때는 자기 순서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줄도 알았습니다. 당초 아빠에게도 세배를 할 예정이었지만 아빠와 할머니에게 살짝혼자 절하기 부끄럽다고 이야기하여 다음 기회에 하도록 미루었습니다. 세배가 모두 끝난 후에는 준모가 ..

증조할머니 댁 방문

증조할머니 댁 방문(2018.2.15.)준모가 설을 맞아 아빠와 함께 마산에 계시는 증조할머니 댁을 방문합니다. 우리 내외는 차례를 지낼 준비를 하느라 어제 귀성을 하였답니다. 준모가 탄 열차가 도착할 시간은 아직 멀었지만 손자 생각에 마음이 설레어 일찌감치 역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준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기다린 끝에 열차가 굉음을 내며 홈으로 들어왔습니다. 열차에서 내리는 준모를 발견하고 ‘준모야~’하며 큰소리로 부르자 준모도 조부모 얼굴을 발견하고는 웃으며 달려와 와락 안겼습니다. 준모를 안아 들어 올리니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 대합실로 들어서자 준모는 신이 난 듯 캐리어 가방을 밀며 빙그르 크게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날씨가 포근해 걸어서 증조할머니 ..

멋진 포즈와 소원 쓰기

멋진 포즈와 소원 쓰기(2018.1.19.)준모는 요즘 어린아이의 티를 서서히 벗어나 의젓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아기가 준모 다니는 유치원 생일파티 단체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준모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게 되었답니다. 준모는 단체사진 뒷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에 섰는데 포즈가 그냥 서서 앞을 바라보는 자세가 아니랍니다. 몸은 오른쪽으로 살짝 틀고 얼굴은 전방으로 향하고 시선은 약간의 각도를 주어 처리했습니다.(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이 유사하지만 시선 처리가 다르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멋을 부리며 사진 찍을 때 흔히 취하는 자세와 유사한 포즈로 보입니다. 준모의 생일이 이제 다음 달로 다가왔습니다. 다음 달 생일파티에는 준모가 주인공이 되겠지요. 준모는 벌써 다음 달 생일파..

유치원 생활

유치원 생활(2017.11.13.)오전에 새아기가 준모의 유치원 생활 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준모의 유치원 생활 사진은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유아원 다닐 때는 직접 접속하여 보기도 했지만 유치원에 진학한 후로는 접속을 못했습니다. 보내준 사진들을 살펴보니 먼저 자신 있게 손을 번쩍 들고 자기를 지명해주기를 바라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 저 똘똘하게 생긴 아이가 누구 손자일까?’하면서 싱긋 웃었습니다. 모형낚시대로 수조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과 물감으로 색칠을 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두 분이 악어를 잡고 있고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 악어가 모형일까요? 실물일까요? 아이들의 눈빛, 사진에 보이는 모양새, 선생님 두 분이 잡고 있는 광경 등을 종합하..

축구경기

축구경기(2017.11.4.)오늘 우리부부는 가을 여행을 떠났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준모의 축구경기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으로 가득 찼습니다. 준모는 인지, 논리 및 연산능력은 물론이고 운동신경도 발달하여 어린이 만능(?) 스포츠맨으로도 손색이 없답니다. 할애비와 공차기를 할 때면 여섯 살배기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는 힘이 강하여 공이 얼굴을 향해 날아올 때는 깜작 놀라기도 하고 공중 비거리도 상당하였습니다. 물론 달리기와 쉽게 지치지 않는 강인한 체력은 기본이지요. 오전에 경기가 있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으니 서서히 안달이 났습니다. 결과가 안 좋나? 단체경기니 혼자 잘 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닌데 연락이라도 좀 해주지... 기대가 크니 궁금증은 더해만 가는데 전화하기는 그렇고... 나중에..

태권도 심사

태권도 심사(2017.10.27.)중학교동창 몇 명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찻집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손자는 잘 크냐?’며 안부를 물어왔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손자 자랑을 실컷 늘어놓았습니다. 그 때 ‘카톡!’ 소리와 함께 준모가 태권도 심사를 받는 사진과 동영상이 전송되어 왔습니다. 손주 자랑은 팔불출(八不出)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얄미운 친구가 되기 십상이지요. 준모가 여러 가지 자세의 태권도 동작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씩씩하고 늠름해 보입니다. 동영상에는 절도 있는 공격과 수비 동작을 힘차게 하는 장면이 담겨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초록 띠를 땄으니 이번에 합격하면 파란 띠를 차게 되지요.변준모 파이팅!  (사진에서 우리 손자는 46번 잘 생긴 어린이랍니다).

여기가 왜 '몽마르트 공원'이지요?

여기가 왜 ‘몽마르트 공원’이지요? (2017.10.21.) 오늘은 준모네 식구를 포함한 온 가족이 김밥 점심모임을 가졌습니다. 모두 김밥을 좋아하지만 준모의 김밥사랑은 유별납니다. 점심을 먹고는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몽마르트 공원에 나들이도 하기로 했습니다. 손주들과 외출을 하면 유모차가 필요할 것 같아 집사람이 새아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준모가 전화를 받았는데 엄마는 설거지 중이라며 직접 대화를 했습니다. 유모차를 가져오라는 할머니 말씀을 듣고 왜 가져오라는지 이유를 물었다고 합니다. 준모의 물음이 의외였지만 공원 나들이에 필요할 것 같아 그런다고 설명해주었답니다. 손주들이 도착하자 할머니는 김밥을 말기 시작했고 나는 옥상 하늘정원에서 준모와 지우의 요구를 들어주며 노느라 바빴습니다. 오늘 준모의..

손주들의 재롱

손주들의 재롱 (2017.10.3.) 집사람이 오후에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데 말투가 아범인 것 같았습니다. 사돈댁 밭에서 채소와 고구마를 수확하여 지나는 길에 들러 전하겠다는 내용인 모양입니다. 준모는 그 때 우리 집에 남아서 놀다가 저녁에 아범이 데리러 오는 것으로 의논된 모양입니다. 요즘처럼 두서없이 여러 가지 생각이 나고 마음이 허전할 때는 손주들과 놀면서 기분을 전환하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지요. 차가 도착하자 광장에 나가 준모와 지우를 맞았지만 지우는 안아보기만 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오늘은 추석 전날이라 준모와 민속놀이 중의 하나인 윷놀이를 했습니다. 여러 번 해 본 터라 도, 개, 걸, 윷, 모 등 윷가락의 모양에 따른 이름은 물론 윷판에서 몇 칸을 가는 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