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부도
(2019.1.12.)
제부도는 대부도 아래에 있는 작은 섬이지만 나에겐 꽤 익숙한 섬이다. 섬으로 연결된 도로가 밀물 땐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만 통행이 가능한 자연현상과 자그마한 섬의 규모가 마음을 끌었다. 바람을 쐬면서 때로는 바지락 캐기도 해보고 대하도 맛볼 수 있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몇 번 다녀왔던 곳이다. 십여 년이 흘러 그 동안 새로운 도로도 많이 생겼을 테니 내비게이션에 길안내를 맡기고 제부도로 향했다. 안개와 미세먼지가 겹쳐 주위의 시야가 온통 뽀얗게 흐렸지만 오히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듯 보였다. 섬의 남단에 도착하니 썰물 때라 갯벌이 넓게 펼쳐져있었다. 갯벌에 난 자갈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암초바위가 두 개인 듯 세 개인 듯 예나 다름없이 우리를 반겼다. 서쪽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운전을 하니 언덕이 길을 막았고 해안엔 산책용 덱이 설치되어 있었다. 겨울바다를 구경하며 산책을 하는 관광객들이 꽤 많이 나와 있었다. 날씨가 포근하다지만 바닷바람엔 한겨울의 매서운 기운이 남아있었다. 섬 북쪽 부둣가에 이르자 빨간 등대 하나가 외롭게 방파제를 지키고 있었다. 멀리 바다 건너편에는 등대전망대가 설치된 작은(누에)섬과 줄을 지어 선 풍력발전기 3대가 보였다. 돌아오는 길엔 전곡과 탄도방조제, 대부도 그리고 시화방조제를 거치는 등 주변을 바라보며 운전을 했다. 시화휴게소에 잠시 쉬면서 공원 조형물과 바다의 저녁풍경을 감상했다. 해안가 ‘큰가리기섬’은 조용히 밤을 맞이하는데 멀리 인천신항의 불빛은 밤을 잊은 듯했다.
(제부도)
(시화호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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