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5~6세

여름밤

돌샘 2020. 6. 19. 20:26

여름밤 

(2020.6.13.)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라고 합니다. 저녁을 먹고 밤이 되자 조금 시원해져 하늘정원에 물을 주고 화분정리를 했습니다. 지우가 아범과 함께 할머니집에 들른다는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작업 중이라 할머니가 지우를 맞이하도록 했습니다. 잠시 후 부녀가 하늘정원에 올라와 인사를 했습니다. 아범은 먼저 내려가고 지우는 할애비의 작업을 지켜보았습니다. 지우에게 분사기를 틀어주자 꽃에 물도 주고 물을 뿌리며 놀았습니다. 작업을 마무리할 즈음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지우야~ 비가 오니 이제 그만 들어가자.”며 출입문에 다가섰습니다. 뒤에서 히힛~”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물줄기가 날아오는 느낌이 들더니 곧 허벅지가 축축해졌습니다. “지우가 물을 뿌렸구나! 비 오는데 옷 젖으면 할아버지 감기 걸려...”했더니 잠잠했습니다. 오빠와 함께 장난을 칠 때는 사정없이 물벼락을 날렸는데, 혼자여서 장난치는 재미가 덜한가 봅니다.

 

지우는 식탁에 앉아 할머니가 주시는 빵과 과자를 느긋한 자세로 먹었습니다. 집에서는 오빠가 간식을 삼가는 중이라 지우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상황이지요. 오늘따라 지우의 표정이 여유 있어 보입니다. 맛있는 간식을 먹는 이유도 있겠지만, 할머니가 자전거를 사주시기로 하고 내일 배달된다고 하니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거실 보료에 엎드려 턱을 양손으로 고이고 TV ‘어린이나라를 시청했습니다. 낮에는 외갓집 농장에도 다녀와서 피곤할 텐데... TV 프로를 몇 편 보고도 더 보고 싶어 했습니다. 집에서는 TV 보는 것이 자유롭지 않은 탓인가 봅니다. 내일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려면 오늘 일찍 자야한다고 타이르자 수긍을 하고 집으로 향했답니다.

 

지우야! 짧은 여름밤이지만 좋은 꿈 꾸거라.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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