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말문 트기
(2020.11.29.)
예약된 국립도서관에 갈 준비를 하는데 집사람이 소민이네가 온다고 얘기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김장 도와주러 온다고 해서 말렸지만 이미 출발해 버렸다고 합니다. 갑자기 여러 가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지만 일단 침묵하기로 했습니다. 소민이를 맞이하고 곧 외출을 하는데, 할애비 잘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도서관 ‘고문헌실’에서 일을 보는 동안, 소민이는 엄마와 ‘루미큐브’블록을 가지고 놀다가 2층에 올라가 자동차를 탔나 봅니다. 거실에서 휴지를 들고 바닥을 닦는 장면과 사용한 휴지가 더럽다는 듯 표정을 짓는 모습이 사진에 담겨있습니다.
외출했다 돌아오자 소민이가 반가운 듯 내 손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자동차를 조금 타더니 컴퓨터를 켜 달라고 했습니다. 전원을 넣자 의자에 익숙한 자세로 앉아 화면을 보면서 자판과 마우스를 번갈아 눌렀습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자판을 두드렸답니다. 거실로 내려와서 ‘핑크퐁’을 틀어주었지만 별 재미가 없나 봅니다. 소파 등받이를 타고 올라가 놀면서 전등을 켰다 끄는 장난을 쳤습니다. 테이블 중간에 있는 물건을 끄집어내며 놀다가 무슨 일인지 갑자기 웃기도 했습니다. 오후에는 모두들 나른해져 눈을 잠깐 붙이려했지만, 소민이는 노느라 낮잠을 잊은 모양입니다. 할머니와 또 2층에 올라가 컴퓨터 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어멈이 소민이가 용변을 보려는 낌새가 있자 옆방에 혼자 두었습니다. 소민이가 엄마에게 다가와 “응가 했어” 했습니다. 소민이가 여태껏 한 단어만 얘기하다가 두 단어를 연결해 말했으니... 어멈이 자랑(?)하듯 전했지만 모두들 반신반의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아빠한테도 와서 “응가 했어” 말하는 바람에 할머니도 듣고 칭찬했답니다. 저녁을 먹고는 조손이 비행접시 날리기를 했습니다. 날리는 방법을 보여주고 장난감을 소민이에게 건넸습니다. 소민이가 줄을 당겨보았지만 제대로 날지 않자 되돌려 주었습니다. 비행체를 날리면 소민이는 신기한 듯 공중을 쳐다보고 있다가 떨어진 것을 주워 왔습니다. 날리고 바라보며 비행체를 주워 다시 날리는데 조손의 손발이 척척 맞아 들어갔답니다. 소민이가 할애비와 놀다가 자기를 들어 올려달라고 했습니다. 몸을 들면 깔깔대고 웃었습니다. 웃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는 순간 할애비가 턱으로 가슴을 비비자 숨 넘어 가는 듯 까르르 웃음보가 터져 나왔답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할머니가 “소민아~ 이제 집에 가라~”고 했더니, 소민이가 머리를 좌우로 짤래짤래 흔들며 오히려 아빠에게 잘 가라며 손을 흔들었다고 합니다. 두 살배기 손녀가 할머니에게 천연덕스럽게 우스개를 부렸나 봅니다. 소민이가 예전에도 조부모와 잘 놀았지만 근래 들어 부쩍 격의 없이 더 친근하게 행동하는 듯합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 또래 친구들과도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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