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주도여행 넷째 날(2020.10.29.)
짐을 챙겨 차에 싣고 ‘제주마방목지’로 향했다. 산간도로에 들어서니 오늘따라 한라산 정상부가 유난히도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평소 무심코 보아왔던 한라산 정상부의 생김새를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작년 ‘성판악 산간도로’를 지날 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로 고생했던 일이 생각났다. 오늘은 날씨가 쾌청해 언덕길을 오르며 주변을 살필 수도 있었다. 한라산 가을 경치 구경을 위해 차를 세우려 했지만, 갓길은 없고 성판악휴게소는 ‘만차’였다. 하는 수 없이 제주마방목지까지 직행했다. 고도가 높고 아침이라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푸른 초원엔 제주마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고개를 들자 한라산 정상부 봉우리가 빤히 보였다. ‘사려니 숲길’을 지나 ‘절물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제법 많았다. 산책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며 주변 연못과 동산, 조형물들을 감상하고, ‘오름입구’에 난 숲길을 걸었다. 숲속엔 고라니가 출현하고 곱게 물든 단풍도 보였다. 삼나무 숲이 울창한 ‘장생의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가슴 깊이 맑은 공기를 힘껏 들이마셨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주차장이 넓고 여러 군데 분산되어 매표소까지 한참을 걸어야 했다. 큰 돌탑이 무리를 지어 서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전설의 통로를 걸으며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상징탑’을 구경하고 ‘제주돌 박물관’에 들렀다. 다양한 제주 수석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구경하고 야외로 나왔다. 2코스를 돌며 제주도의 시대적 돌문화와 억새꽃, 방사탑, 제주전통초가 등을 구경했다. 3코스에서는 선돌과 오백장군 석상 그리고 어머니의 방을 구경했는데, 실내에 전시된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양’의 수석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돌문화공원의 규모와 각종 전시물의 내용도 대단했지만, 쓰레기 매립장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찾았다. 점심때가 되었지만 가는 길에 마땅한 음식점을 찾지 못해 소시지와 찰떡파이 그리고 과일로 식사를 때웠다. 용암과 관련된 만장굴의 지질학적 특성은 옛날과 변함이 없지만, 굴곡진 바닥에는 데크가 설치되고 안내문과 조명이 예전보다 보완되어 있었다.
월정~구좌 해안도로를 따라 ‘함덕해변’으로 향했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에 들렀지만 제대로 된 작품을 찾지 못하고 지나쳤다. 함덕해변에 도착할 즈음에는 석양이 기울고 있었다.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해변으로 나가니 가로등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멀리 서쪽 하늘엔 붉은 노을이 졌다. 노을은 수평선이 아닌 해변마을 위에 지고 있었지만, 노을빛이 고왔다. 작년 이곳을 찾았을 땐 비 온 후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는데... 저녁노을과 가로등 아래 잔잔한 바다는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해안도로엔 관광용 마차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통닭과 맥주를 사 들고 숙소로 향했다. ‘치맥’! 갓 튀긴 통닭이 맛있었다.
(준모 할머니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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