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2~3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하늘정원 꽃씨 따기

돌샘 2021. 10. 8. 21:00

소민이의 하늘정원 꽃씨 따기

(2021.10.2.)

소민이를 안고 현관을 들어서자, 할머니가 반가워하며 두 손을 내밀었지만 선뜻 안기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선물 주실 건데...”라고 얘기하자, 얼른 할머니에게 안겼습니다. 소민인 선물을 받는 게 무척 좋은가 봅니다. 나는 색 테이프 붙이기’, 할머니는 손 닦는 수건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수건은 그냥 주려고 했으나 소민이가 선물을 좋아해 선물이라며 전했답니다. 서둘러 선물 포장을 풀고 그림책에다 색깔 테이프를 떼어 붙이는 놀이를 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붙이다가 요령이 생기자 혼자 신나게 붙여 나갔습니다. 한참동안 테이프 붙이는 일에만 열중해 다른 일을 시켰답니다. “소민아! 할머니께서 점심 때 뭐 해주실 건지 여쭤봐라.”고 했습니다. 부엌으로 급히 달려가 할머니께 물어보고 와서 내게 얘기하고는 다시 테이프 붙이는 일에 집중했답니다.

 

후식으로 사과를 내놓았는데 소민이 입맛에 맞는 모양입니다. 어른들이 한두 조각씩 먹고 남은 사과가 제법 많았지만, 야금야금 혼자서 다 먹었답니다. 과일을 먹는 도중에 TV화면에서 신나는 율동이 나오면, 일어나 춤을 실컷 춘 후에 다시 앉아 사과를 먹었습니다. 상을 치우고 소파에 앉아 TV를 볼 때 할애비가 가까이서 사진을 찍자, 부끄럽다는 듯 겉치마를 들어 올려 얼굴을 가리기도 했답니다. 소민이가 신을 챙겨들고 할애비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 하늘정원에 나갔습니다. 정원 이곳저곳을 다니며 꽃과 열매를 구경했는데, 덩굴에 주렁주렁 매달린 풍선 꽃 열매가 호기심을 자극하나 봅니다. 열매를 쳐다보다가 살짝 만져보고는 힘을 주어 눌러도 보았습니다.

 

소민이에게 열매가 잘 익으면 씨앗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지만, 아직은 이해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이겠지요. 풍선 꽃 덩굴에서 잘 익은 열매 하나를 골라 땄습니다. 소민이가 보는 앞에서 열매 껍질을 벗기자, 흰색과 까만색이 반반 섞인 예쁜 씨앗 3개가 나왔습니다. 소민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는 직접 열매를 하나 따왔습니다. 그 열매 안에도 씨앗이 들어있는 것을 보여주고 그릇에 담아놓았습니다. 소민이 학습용으로 수확한 꽃씨는 잘 보관해두었다가 내년 봄에 심어야겠습니다. 조손이 모처럼 파라솔 의자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스마트 폰에 저장되어 있는 본인의 동영상을 보여주었더니, 흥미를 가지고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근래엔 동영상을 보는 일이 뜸했는데 오늘은 곁에 앉아 한참을 감상했답니다.

 

소민이가 옆방에서 루미큐브블록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아직 게임은 할 줄 모르지만 블록을 판 위에 정리해 놓고선 흐뭇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할머니와 엄마가 곁에서 거드니, 신이 나는 듯 재잘거리며 놀았습니다. 준모 오빠랑 어른들이 루미큐브게임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해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핑크퐁율동프로를 여러 편 보고나서 엄마가 집에 돌아가자고 하자, 더 본다고 하더니 곧 마음이 변한 듯 집에 가겠다며 일어났습니다. 소민이의 웃음소리가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은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