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 “몸이 안 좋아~”
(2021.10.23.)
오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때 의사가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편히 쉬라고 했습니다. 소민이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울지 않고 잘 참았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주사 맞은 어린이에게 주는 사탕을 받아들고 오히려 좋아했답니다. 오후 할머니집에 왔을 때는 평소와 다름없이 조부모에게 반갑게 안겼습니다. ‘선긋기’ 학용품을 선물로 전해주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받았습니다. 곧장 탁자에 펼쳐놓고 선을 이리저리 그어 보았습니다. 종이에 그어 놓은 선을 지우개로 지우는 모습을 보여주자 신기해하였습니다. 선긋기에 열중하다가 할머니가 건네준 메론 맛 아이스바를 받아들고는 활짝 웃었답니다.
소민이가 2층에 올라가겠다고 했습니다. 컴퓨터방에서 자동차를 타려나 생각했는데 하늘정원으로 나갔습니다. 정원에 있는 꽃들을 살펴보며 무얼 찾는가 하더니, 나를 돌아보고 화분 쪽을 가리키며 뭐라 말을 했습니다. 지난주 준모 오빠, 지우 언니와 함께 꽃씨를 따던 덩굴이 왜 안 보이느냐고 묻는 듯했습니다. “너희들이 꽃씨를 채취하고 난 후에, 할아버지가 나팔꽃, 풍선꽃 덩굴을 모두 걷어냈다.”고 했습니다. 아쉬움이 남은 듯 앞뒤 화단을 둘러보아도 꽃씨 달린 덩굴이 보이지 않자,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실내로 들어와 컴퓨터방에서 자동차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차를 끌고 다니면서 “할아버지! 차타고 어디에 갈까요?”하고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집에 갑시다.”하면 “할아버지 집이 어디에요?” 물어서 위치를 확인하고 차를 세웠답니다.
거실에서 할머니와 전화놀이를 한 후에는 할아버지, 엄마, 아빠하고도 전화기를 통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전화통화 중에 묻고 대답하는 말솜씨를 보니 보통내기는 아닌 듯했습니다. 통화를 끝내고 “소민아~ 병원에서 예방주사 맞을 때 과자를 줘서 맛있게 먹었니?”하고 묻자, “주사 맞고 사탕 줘서, 사탕을 먹었어!”하며 ‘과자’가 아니라 ‘사탕’인 점을 강조했습니다. 소민이도 조부모도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탓인지 힘이 좀 빠진 듯했습니다. 소민이는 ‘유튜브’ 어린이 프로를 시청하다가 서서히 졸리는 듯 움직임이 줄어들었습니다. “소민아~ 잠 오니?”하고 물으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아니!”했지만 잠이 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저녁식사 때 어른들은 소민이네가 사온 생선회를 먹고, 소민이는 좋아하는 오징어를 익혀 밥과 미역국이랑 주었습니다. 졸리는 탓인지 좋아하는 오징어와 미역국도 마다하고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잠투정을 부린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이마를 만져봤더니 미열이 있었습니다. “소민이가 몸이 안 좋은지 미열이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소파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니 살짝 잠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할머니집에서 잠든 일은 없었는데... 어른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동안 꽤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소민이가 잠이 깨 일어나면서 “몸이 안 좋아~, 몸이 안 좋아~”하고 울먹였습니다. 어른들 얘기를 듣고 하는 말이지만, 몸이 아픈 것을 몸이 안 좋다고 표현하는 게 특이하게 들렸습니다. 집에 갈 때는 차에서 곧 잠이 들었고, 밤에 열이 나서 해열제를 먹였더니 다음날 아침엔 괜찮았다고 합니다.
소민아! 몸이 안 좋아서 고생했구나. 독감 예방주사 후유증이었나 보다. 예방주사는 조금 불편해도 제때에 맞아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단다.
안녕~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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