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잔도) 탐방
(2024.5.1.)
봄이 무르익어 가는 5월의 첫날이다. 도시락을 준비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탐방에 나섰다. 요즘 시대에 도시락을 싸들고 나들이 가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우리에겐 또 하나의 작은 즐거움이다. 식당을 찾는 수고를 들고 시간을 절약하는 이점은 물론, 자연과 함께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 혼잡하다는 소식을 듣고, 근로자의 날에 방문했더니 교통도 원활하고 탐방하기도 편했다. 먼저 다녀온 경험자의 추천에 따라 순담매표소에서 드르니매표소 방향으로 총 연장 3.6Km의 절리길 잔도를 한가로이 걸었다.
‘아기 궁예’ 조형물을 지나 입구를 들어섰다. 데크를 조금 걸어가니 아찔한 절벽 위 잔도와 연결되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잔도 바닥의 철망을 통해 발아래 아찔한 절벽과 한탄강물이 보였다. 고공공포증을 이겨내기 위해 발아래를 애써 외면하고 멀리 경치를 바라보며 걸었다. 절벽 위에 큰 반원 형태로 매달린 ‘순담계곡 스카이전망대’를 지나자 ‘단층교’라는 흔들다리가 나왔다. 집사람은 기다렸다가 사람이 없는 틈을 이용해 재빨리 건넜다. 나는 고공공포증, 집사람은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이 잔도를 걷는 요령을 보여준 셈이다. 걷는 동안 잔도 중간 중간에 다양한 형태의 흔들다리와 전망대, 쉼터 등이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었다. 또한 한탄강 건너편의 깎아지른 절벽과 신록의 숲 그리고 강가 바위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만 맑고 푸르던 한탄강물이 황톳빛을 띤 모습이 이상했다. 안내자에게 물었더니 모내기철이라 논에서 흘러나온 흙탕물 때문이라고 했다.
절리길을 중간쯤 지나자 건너편 깎아지른 암벽 사이에 폭포가 쏟아지는 멋진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폭포의 수량이 제법 많아 웅장한 느낌마저 들었다. 한탄강이 흐르는 하상과 협곡의 암석으로는 현무암과 화강암이 번갈아 나타났다. 현무암 분포지역에는 암석의 색깔이 짙고 주상절리가 발달했으며, 화강암은 색깔이 연하고 수평방향 절리가 발달돼 뚜렷이 구분되었다. 아쉬운 점은 잔도의 중간과 종점 구간에 계단이 제법 많아 노약자나 무릎이 불편한 사람은 걷기 힘들 것 같았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3.6Km 구간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걷는 데 약 1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탐방을 마치고 ‘드르니’지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순담’지역으로 되돌아왔다. 한적한 나무그늘 아래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으니, 산들바람 속에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봄날은 가고 있었다.
(순담계곡 전망쉼터, 순담계곡 스카이전망대, 단층교, 선돌교, 구리소 전망쉼터, 돌개구멍교, 한여울교, 화강암교, 수평절리교)
(바위그늘교, 2번홀교, 철원한탄강 스카이전망대, 현무암교, 현화교, 돌단풍 전망쉼터, 돌단풍교)
(쌍자라바위교, 주상절리교, 드르니 스카이전망대, 민출랑 전망쉼터, 맷돌랑 전망쉼터, 드르니 전망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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