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동창 나들이
(2024.6.1.)
다산생태공원에 있는 ‘마현화랑’에서 중학 동창 모임을 갖는데, 건강을 위해 오후 2시경 운길산역에서 만나 1시간 반 정도 걷기로 했다. 다리가 불편하거나 모임을 준비할 친구는 승용차편으로 먼저 출발하고 나머지는 함께 걸었다. 폐 철길에 조성한 자전거 길을 따라 걷는데, 초여름의 햇살이 따가웠다. 칠순을 넘긴 영감들이지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이야기꽃을 피웠다. 폐역인 둔내역을 지나자 한적한 호숫가 오솔길이 나왔다. 팔당호 주변의 정겨운 수변 경치를 바라보며 나들이를 즐겼다.
마현화랑에 도착하니 주인장을 비롯해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바비큐 파티 준비에 한창이었다. 모두들 모이자 잔에 술을 따르고 힘찬 목소리로 건배를 외쳤다. 술잔이 부지런히 오가는 사이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먼 옛날의 추억담에서부터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어스름이 내려 모닥불을 피우니 더욱 운치가 있었다. 외딴 곳이라 큰소리로 웃고 떠들어도 팔당호너머로 퍼져 나갈 뿐 되돌아오지는 않았다.
갈 길이 먼 친구들부터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지막 팀이 일어났을 땐 밤이 이슥했다. 마을버스를 타러 정약용유적지로 나가는 길가엔 개구리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버스를 타고 운길산역으로 나가는 동안 다른 손님이 없어, 소풍 나온 중·고등학생들마냥 쉼 없이 웃고 떠들어 댔다. 중학교를 졸업한 지 어언 57년이 흘렀다. 모두들 마음은 여전하건만 몸은 예전의 상태가 아니었다. 친구들! 부디 건강하시게...
(운길산역에서 다산생태공원 걷기)
(바비큐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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