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례(경조사)/선영, 삼강려

초계 변씨(草溪 卞氏) 삼강려 주련(三綱閭 柱聯)

돌샘 2024. 6. 29. 11:00

초계 변씨(草溪 卞氏) 삼강려 주련(三綱閭 柱聯)

(2024.6.26.)

초계 변씨 삼강려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양촌리 마을 입구에 있으며, 부근엔 3.1 운동 때 순국하신 팔의사묘역(八義士墓域)이 조성돼 있다. 삼강려를 세우게 된 유래는 다음과 같다.

 

변연수(卞延壽)장군은 조선 중종33(1536) 이곳에서 태어나 무과에 급제하고 훈련주부의 벼슬에 올랐으나 휴관으로 향리에서 쉬고 있을 때 임진왜란(1592)을 맞게 되자 아들 변입(卞岦)과 함께 신하된 자 몸을 던질 때로다.” 이르고 즉각 격문을 내어 원근에서 의병을 모아 연해의 출몰 왜적을 격퇴하고 이순신장군 휘하에 합류하여 당포와 옥포 해전에서 적선을 크게 무찔러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며, 정유재란(1597) 때 당포해전에서 아들 변입(卞岦)과 같이 사력을 다해 적과 싸우며 용전하다 전사하니 나라 위해 충()으로 죽었다.

아들 변입(卞岦)은 전사한 아버지의 시신을 안고 통곡하며 마지막까지 분전하다 그도 또한 아버지의 뒤를 따라 효()로서 장렬한 최후를 마쳤다. 이 소식을 접한 변입(卞岦)의 부인 안동김씨(安東金氏)는 식음을 끊은 지 8일 만에 자절 함으로써 아내는 남편 뒤를 따라 열()로서 죽게 되니 나라에서는 변연수(卞延壽)장군에게 증 병조판서, 아들 변입(卞岦)에게는 증 좌승지, 부인 안동김씨(安東金氏)에게는 증 숙부인의 첩자를 내리고 충(), (), ()의 일가삼강(一家三綱)을 기리는 정려를 내려 후세 귀감으로 삼게 하였다.

 

변연수 장군은 초계 변씨 18()이시다. 삼강려 건물은 정면 3, 측면 1칸의 맞배지붕 전통기와 형태로 단청을 해 화려한 모습이다. 기둥사이는 붉은 칠을 한 홍살로 장식되고 내부에는 정려 편액이 걸려 있으며, 전면 기둥에는 주련이 달려 있다. 백촌 김창현님이 20208월 사진을 보고 전면 주련 4개를 번역해 보내 주셨다. 선영 성묘 갈 때 길목에 있는 삼강려에 들렀더니, 주련이 전면에 보이는 4개뿐만 아니라 첫 번째와 네 번째 기둥의 측면에 1개씩, 6개였다.

한문을 읽어보니 마지막 주련은 나름대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첫 번째 주련은 내용은 고사하고 글자마저 아리송해 보였다. 당시 거연정(居然亭) 주련과 원운, 차운 등의 자료 정리로 바쁘던 시기라 그냥 지나쳤다. 거연정 관련 일을 끝내고 나자 삼강려 주련 생각이 났다. 첫 번째 주련의 뜻을 해석하고자 한문을 좀 안다는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이런저런 방법을 강구해 봤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예전에 가입했던 한시 카페에 들러 주련 사진을 올리고, 혹시 아는 분이 있는지 질문했다. 카페에서도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고전번역원이라는 곳에 자문을 요청하는 방안이 나왔다. 주련 사진과 함께 자문을 요청한 지 이삼일 후 자문 처리결과를 받아들 수 있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거의 4년 만에 삼강려 주련 전체의 뜻을 해석했다. 그 내용을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여기 올려놓는다.

 

초계 변씨 삼강려 주련 해석

 

門植綱常綽楔懸 집안에 심은 강상 정려에 걸렸으니

同時貞烈光千古 같은 때 곧은 정렬 천고에 빛나네

扶世綱常華一門 세상 지탱하는 강상 일문을 빛내니

世傳忠孝爲邦識 대대로 전하는 충효 온 나라가 아네

春秋大讀君臣義 춘추에서 군신의 의리 크게 읽고

天地長存父子恩 천지에 부자의 은혜 길이 남으리

 

* 강상을 말한 것은 강상에 충효열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門植은 집안에서 교육을 하였다는 말이고 綽楔懸은 정려판이 정려각에 걸린 것을 말합니다. 爲邦識은 나라 사람들의 상식이 되었다는 말이니 결국 온 나라 사람이 다 안 다는 말입니다. 春秋大讀君臣義春秋라는 경전에서 군신의 의리를 깊이 배웠다는 말입니다.

(국역 : 한국고전번역원 김종태 선생)

 

(첨언)

삼강려 앞 증병조판서 변공신도비명(贈兵曹判書 卞公神道碑銘)이라는 비석에는 변연수 장군의 활약상이 기록돼 있다. 그런데 문충공 연제 송병선(文忠公 淵齋 宋秉璿)이 찬()한 옛 비석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마산 제일여고 정문 우측 생활관 입구에 있다고 한다(출처 : 역사와 야생화/2017.06.19.-진전면 양촌리 변씨 삼강려). 향토사학자들의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 강상(綱常)은 삼강오상(三綱五常) 즉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말함

* 綽楔旌門 綽楔 紅門을 말한다.

 

(삼강려와 주련)

 

 

 

(삼강려 전경과 비석)

 

 

 

(옛 신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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