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탄생 100일~1세

맛있는 이유식

돌샘 2012. 12. 11. 22:22

맛있는 이유식  

할머니 맛있는 이유식 많이 주세요.

(2012.12.9)

준모의 문화센터 행사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가족이 함께 모여 점심 외식을 하기로 했답니다.

준모가 더 어렸을 적에는 외식을 할 때 어른들만 식사를 하고 번갈아 가면서 안아주면

준모는 어른들이 먹는 음식을 빤히 쳐다보곤 했는데

오늘은 음식을 주문하고 준모부터 이유식을 먹이니 기분이 상당히 좋은 모양입니다.

할머니가 다른 사람 식사 끝날 때까지 준모 이유식을 먹이고 안고 있다가

식사를 먼저 끝낸 아범에게 인계를 하고는 늦게 식사를 마쳤답니다.

음식점을 나와 본가에 가려고 차를 타는 짧은 시간이였지만 바깥 날씨가 엄청 추웠답니다.

오늘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날씨로 기온이 최저 영하13도까지 내려갔다고 하네요.

준모도 처음 느껴보는 강추위에 바람이 부니 얼굴을 찡그리는 표정을 지었답니다.

집에 도착하여 준모를 거실에 앉히고 모든 식구들이 준모가 어떻게 노는지에

관심을 집중하니 기분이 좋아져서 마치 말을 탈 때처럼 앉아서 반동을 주며

엉덩이를 위로 힘차게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며 우쭐거렸답니다.

준모가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리며 우쭐거리는 행동은

할애비, 할머니, 고모에게는 오늘 처음 선을 보였답니다.

어른들이 둘러 앉아 차를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어느 정도 흘렀고

아범, 어멈은 준모 데리고 문화센터에 가느라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섰을 터이니 피곤하겠지요.

준모 할머니는 아범, 어멈에게 ‘이제 집에 돌아가서 쉬어라.’고 했지만

할애비는 준모하고 좀 더 같이 있고 싶은 욕심에 ‘피곤할 터이니 방에 들어가서 좀 쉬어라.’고 했더니

잠깐 외출을 하고 오겠다고 하네요. 아직은 새아기가 시집에서 쉬는 것이 불편한 시기이겠지만

시애비가 주책없이 손자하고 같이 노는 것을 앞세워 새아기가 불편한 것은 뒷전으로 돌렸답니다.


준모가 할애비, 할머니와 노느라 아빠, 엄마가 외출하는 것을 직접 보지 못했는데

한참을 놀다가 갑자기 현관 앞으로 황급히 기어가서는 현관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답니다.

아빠, 엄마가 보이지 않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는 사람들이 출입하는 현관으로 가서

문을 쳐다본다는 것은 준모의 인지 및 추리능력이 상당히 발전한 결과이겠지요.

준모를 안아서 거실에 내려놓으니 오늘은 울먹이거나 서운할 때 나타내는 특유의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잘 놀았답니다.

놀다가 잠이오니 조금 칭얼거려 할머니가 업어주었는데 업혀서 은단 통을 가지고 놀다가

거실바닥에 떨어트려 뚜껑이 열리면서 은단이 바닥에 짝 흩어지니 준모가 그것을 보고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는지 바닥을 빤히 내려다보면서 한참동안 가만히 있었답니다.

이러한 반응도 준모가 처음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할애비와 할머니가 은단 알을 집어 접시에 담으니 준모도 은단 알을 만지면서 놀다가 한 알을 입에 넣었는지

얼굴을 약간 찡그리더니 조금 있다가 혀를 내밀며 뱉어내는 동작을 반복하며 은단 맛이 싫은 표정을 지었답니다.

준모가 할머니 등에 업혀 있을 때 할애비에게 오라고 양손을 내밀면 준모가 올려는 몸짓을 하여

할애비가 업으면 곧바로 할머니에게 다시 갈려고 한답니다.

얼굴도 할머니가 더 낯익었고 업고 있는 자세도 할애비가 아무래도 서툰 모양입니다.

어느덧 준모가 할머니 등에 얼굴을 묻고 스르르 잠이 들었기에 보료에 눕히고

할애비가 곁에 누워 준모가 몸을 뒤척이면 등을 다독거려 주었답니다.

할애비가 준모를 무척이나 좋아해도 모든 것이 서툴러서 제대로 해주는 것이 없는데

오직 잘 때 옆에 누워서 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선잠이 깨지 않도록 다독거려 주며

보초를 서는 것은 그런대로 잘하는 모양입니다.

준모가 자면서 몸을 뒤척이면 등을 다독거려 주어 중간에 깨지 않고 1시간 정도 낮잠을 잤으니까 말입니다.


전화 벨소리가 울렸습니다. 아범, 어멈이 집으로 오고 있다는 전화인 모양입니다.

벨소리에 준모가 잠이 깨어 일어나 전화를 받고 있는 할머니에게로 기어가서는 장식장을 붙잡고 일어서기에

넘어질까 봐 할애비가 안아서 거실보료 위에 앉히니 울지도 않고 싱긋 웃었답니다.

아빠, 엄마가 없을 때 잠이 깨어 울지나 않을까 하는 은근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호박과 찹쌀을 넣어 푹 삶은 이유식을 먹이니 맛이 좋은지 준모는 웃으며 신이 났답니다.

제법 많은 양은 먹은 후 아범, 어멈이 도착하여 ‘준모야!’하고 부르니 기분이 더욱 좋아져

얼굴에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을 타듯이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리며 우쭐거리는 행동을 다시 보여주었답니다.

얼마 후 집으로 돌아가려고 준모를 차안의 시트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어주니

처음에는 불편하여 칭얼대려고 하였으나 할애비와 할머니가 ‘준모야!’하며 이름을 부르고

손을 흔들어주니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점잖게 가만히 앉아서 출발하였답니다.

할애비는 오늘 준모가 처음으로 보여준 몇 가지 행동과 아빠, 엄마가 곁에 없는데도 잘 놀았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되새기면서 당분간 행복감에 흠뻑 젖어 지내게 될 것입니다.

벌써 다음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준모야! 오늘 아빠, 엄마 없을 때도 참 잘 놀았어요(*****).

할머니와 같이 지내는 것이 더 익숙해져서 아빠, 엄마가 직장 근무하는 동안에는 할머니와 잘 놀 수 있어야 한단다.

알았지! 그래 우리 준모는 잘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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