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연정/둘째 해

만 한 살이 되었어요

돌샘 2013. 3. 20. 11:50

이제 돌을 지내고 만 한 살이 되었답니다

(2013.3.16)

준모를 돌잔치 때 본 후 3주 동안 보지 못하여 얼굴이나 행동 양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했는데

오늘은 할애비 생일 가족모임의 일원으로 방문하여 얼굴을 직접 마주하게 되었답니다.

그간 자주 보지 못하여 혹시 서먹해하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주차장으로 내려가

준모를 안고 집으로 올라왔는데 전혀 그런 기색은 없었답니다.

준모가 오늘은 각종 버턴과 미등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부엌 환풍기의 작동상태를 알리는 미등 켜진 버턴,

냉장고의 온도표시 미등, 전화기 버턴, 오디오에 부착된 버턴 등을 집중적으로 누르고

키가 닿지 않는 곳은 안아서 올려달라고 손가락으로 그곳을 가리키면서 소리를 내곤 하였답니다.

 

준모는 이제 실내를 걷는 것은 완전히 숙달이 되어 재빠르게 걷고 계단을 올라갈 때에도

이전에는 기어서 올랐는데 이제는 벽을 잡고 서서 올라갔답니다.

준모가 계단을 오를 때면 뒤에 바짝 붙어 서서 만일의 경우를 대비했는데 준모가 계단을 중간쯤 올라가다가

계단 아래를 뒤돌아보고는 위험을 느끼는지 내려달라는 의사를 몸짓과 소리로 전달하였답니다.

준모가 아직 말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손가락과 몸짓 그리고 소리로 전달하는 의사표현을 한결 구체적으로 나타냅니다.

그리고 준모가 좋아하는 딸기를 먹다가 간혹 할머니나 아범, 어멈 입에도 넣어주는 정겨운 행동도 보인답니다.

준모는 워낙 활동적이라 가만히 앉아 있을 때가 거의 없으니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때도

반드시 어른 한사람이 전담하여 돌봐주어야 한답니다.

이야기를 나누느라 잠시 방심을 하면 혼자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가구 모서리 등에 부딪히기 때문이랍니다.

준모가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고 높은 곳에도 잘 올라가고 힘도 상당히 세며 고집도 있어

할머니와 외할머니께서 돌봐주는 날은 무척 힘들 것으로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준모가 ‘짐보리’에 갈 시간이 되어 할애비가 안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는데 준모를 차에 태워 안전벨트를 매고 나서

‘준모야! 빠이 바이’하고 손을 흔들어주고 준모 손을 잡았더니 준모가 손으로 할애비 손바닥을 몇 번이나 두드려주었답니다.

준모가 탄 차가 출발한 후에 할애비는 흐뭇한 마음으로 준모가 두드려 준 손바닥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답니다.

준모야! 할애비는 너를 보고나면 자꾸 더 보고 싶어지는구나.

아빠, 엄마 그리고 할머니, 외할머니 말씀 잘 듣고 건강하게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