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연정/둘째 해

볼 때마다 점점 똑똑해져요

돌샘 2013. 4. 8. 22:20

 

볼 때마다 점점 똑똑해져요

(2013.4.2)

오후에 경기도청 북부청사(의정부)에 일보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준모가 보고 싶어 준모네 집에 잠깐 들렀답니다.

준모가 현관문을 들어서는 할애비를 보고는 미소로 반겨주었지만 조손이 같이 놀다가도

처음에는 얼마간 할머니가 보이지 않으면 할머니를 찾아 부엌 쪽으로 가곤하였지요.

준모와 술래잡기를 하면서 할애비가 장난감 텐트 속으로 기어들어 가고 나오기를 반복하며 놀아주니

금방 보이지 않던 벽이 허물어지고 친밀해져서 준모가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렸답니다.

거실에 깔려있는 매트에 틈이 조금 벌어져 있었는데 준모가 소파에 등을 대고 양팔을 벌려서 균형을 잡은 후에

다리에 힘을 주며 체중을 실어 뻗으니 제법 무거운 매트가 장식장 쪽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면 준모가 함박웃음을 웃으며 손뼉을 치고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도 박수를 치라고 권유를 하였답니다.

매트를 다시 원위치에 놓아주면 동일한 방법으로 밀기를 반복하였는데 나중에는 모른 채 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니

준모가 할애비에게로 다가와 손을 잡고는 소파 쪽으로 끌고 가더니 매트를 당겨달라는 몸짓을 하였답니다.

아직 본인의 의사를 말로써 표현할 수 없으니 예전에는 ‘에~에~’하는 큰소리를 내어 의사를 나타내곤 하였는데

오늘은 한 단계 발전되어 직접 손을 잡고 끌고 가서는 몸짓으로 의사표현을 하였답니다.

공놀이를 할 때도 예전에는 손으로 던지는 동작만 하였는데 이제는 발로써 공을 차는 동작도 하기 시작하였답니다.

그리고 음악이 나오는 책을 볼 때도 예전에는 이 책 저 책 마구 끄집어내어 아무렇게나 누르곤 하였는데

이번에는  음악이 흘러나오면 리듬에 맞추어 몸을 율동감 있게 흔들며 놀고는 한 곡이 끝나면 다음 곡을 누르곤 하였답니다.

준모가 예전에 자신의 동영상을 유심히 쳐다보던 기억이 나서 할애비 핸드폰에 담겨있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었더니

예전과 같이 할애비에게 가만히 안겨서 유심히 화면을 쳐다보았답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좋지 않을 것 같아 몇 분 동안만 보여주었더니 준모가 할애비 스마트폰을 계속 만지려고 하여

할머니가 자기 핸드폰을 대신 주었더니 그것으로는 동영상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밀쳐버렸답니다.

얼마 후 준모가 식탁의자에 앉아서 이유식을 먹는데 할애비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니

준모가 자신의 모습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히는 것을 알고 포즈를 취하듯이 일어섰다가 앉기를 반복하며

다양한 얼굴표정을 번갈아 가며 연출하여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놀라게 하였답니다.

준모야! 할애비가 너를 볼 때마다 의사표현 방법이나 행동이 진일보하니 볼수록 자꾸 더 보고 싶어진단다.

아빠, 엄마가 여러 가지 일로 바쁘니 너를 대리고 자주 본가에 들리라 할 수도 없고

할머니가 너를 돌보는 날 할애비가 시간이 나면 종종 들릴 터이니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항상 건강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