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잘 해요
(2013.6.5)
사돈댁에서 보내주시는 음식들을 전하기 위하여 퇴근길에 아들내외와 준모가 잠시 들렀습니다.
할애비가 저녁식사를 겸해서 반주를 하고 있는데 준모가 온다는 전화를 받고는 식탁을 치우고 얼른 양치질을 했답니다.
할애비 입에서 냄새난다고 곁에 오지 않으려고 하면 큰일이기 때문이지요.
집사람과 아범, 새아기가 부엌에서 음식을 담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준모는 할애비와 고모하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준모를 받아 안고서 현관을 들어와 거실에 내려놓으니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여기저기를 종종걸음으로 휘젓고 다니더니 계단으로 올라가려고 하기에 손을 잡아주었더니
층계를 다 오르고 나서는 정원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달라고 손짓을 하였습니다.
옥상 문을 열어주니 화분이 있는 곳으로 가서는 두리번거리며 무엇을 찾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주말에 왔을 때 모종삽을 가지고 놀았기에 ‘준모야! 삽 여기 있네.’하면서 삽을 찾아주었더니
지난번과 같이 삽으로 흙을 파며 놀면서도 손으로 흙을 만지지는 않았으며 나중에는 삽을 물에 씻었답니다.
거실에 내려와서는 할애비가 바닥에 등을 대고 준모를 양 무릎사이에 넣어 들어 올리는 비행기 놀이를 해주었더니
한번은 타면서 크게 웃더니 두 번째는 탈듯하면서 타지 않고 웃으며 피하는 장난을 쳤습니다(동영상).
체중계에 오르니 빨간불이 켜지는 것을 보고는 몇 번 반복해보고 전화기 수화기를 잡아당겨
용수철처럼 늘어지는 것을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하고 버턴을 이것저것 눌려 소리가 나도록 만들었습니다.
볼펜을 몇 자루 쥐고 소파에 올려놓고는 자기도 소파에 올라가더니 거실에 달려 있는 전등을 유심히 올려 보았는데
자주 보는 거실의 전등보다 높게 달려 있고 모양이 다르니 호기심이 발동하였나 봅니다.
저녁시간이 꽤 늦었는데도 잠이 오는 기색은 없고 기분이 상당히 좋은 모양입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주차장으로 안고 내려가 차에 태우고는 ‘빠이~ 빠이~’하면서 손을 흔들어 주면
준모도 할애비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여러 번 손을 흔들었고
‘안녕’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는 동작을 보이면 준모도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하였답니다.
준모야! 할애비는 길을 가다가도 우연히 너 또래 아이를 보면 ‘우리 준모는 잘 있나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하고 생각하며
너를 보면 모든 상념이 사라지고 생활의 활력소가 된단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구김살 없이 잘 자라거라.
오늘은 인사도 참~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