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시민공원(잠원지구) 나들이
(2016.6.4.)
준모와 지우 모두 한강시민공원에 나가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할머니가 저번부터 일러 주었습니다.
오늘은 조부모와 준모네 가족 합동으로 손주들이 좋아하는 한강시민공원 나들이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파트 입구에 이르자 준모는 자전거를 타고 지우는 유모차를 탄 모습이 보였습니다.
준모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인사를 받는데, 지우가 나를 향해 양팔을 쭉 내밀고 안기려고 하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우의 행동에 할애비는 기쁜 마음으로 얼른 안아주었지요.
예전엔 안기기 전에 얼굴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오늘은 보자마자 안아달라고 하였습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인식을 하는 모양입니다.
아범과 나는 준모가 자전거 타는 것을 돌보며 뒤에서 걷고
할머니와 엄마는 지우를 안고 유모차를 밀며 앞서 나갔습니다.
인도의 보도블록이 상향으로 경사진 곳에서는 준모가 자전거 타기 힘들 것 같아 조금 밀어주었습니다.
준모가 자전거를 미는 나를 쳐다보며 “하부! 여기서는 자전거를 밀어주어도 되지만
공원에 가면 혼자 탈거니까 밀면 안 돼.”하며 미리 약속을 받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매사를 본인 스스로 하려는 의지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공원으로 들어서자 준모는 신나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고
지우도 안겨있지 않고 내려서 뛰듯이 걸으며 좋아했습니다.
집에 있다가 탁 트인 넓은 곳으로 나와 마음껏 뛰놀 수 있으니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준모는 원형으로 이어진 포장된 보도를 따라 자전거를 탔습니다.
빨리가기 경주도 하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달려 중간에서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꽤 능숙하게 잘 탔습니다.
준모가 자전거를 탄 채 멀리서서 엄마와 나를 오라고 부르며 손짓을 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가니 준모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어 무언가 열심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저 쪽으로 가서 이렇게 돌아오고 하부는 저 멀리 있는 길로 가.
그러면 나는 이 쪽으로 가서 저리 돌아갈게.”하고 지시를 했습니다.
할애비는 이런 놀이가 처음이라 준모가 시킨 역할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도망가는 범인을 미행하고 추격해서 잡는 놀이의 배역과 행동을 지시한 모양입니다.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모두들 둘러앉아 준모도 좀 쉬도록 하였습니다.
준모가 헬멧을 벗으니 땀이 흥건하고 보호대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헬멧과 보호대가 불편할 텐데도 당연한 듯 착용하니 믿음직해 보였습니다.
가져온 과자와 음료수를 꺼내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우는 노래를 불러주거나 손뼉을 치면 박자에 맞추어 우쭐거리며 춤을 추었습니다.
준모도 춤과 무용을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잘하는데 지우도 신명이 나면 춤을 곧잘 춘답니다.
남매가 신바람이 나면 수줍어하지 않고 잘 표현하는 기질을 타고난 모양입니다.
준모는 다시 자전거를 타겠다며 일어났습니다.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려는데 어른이 아무도 따라 나서지 않자 준모가 한마디 했습니다.
“자전거 타는데 누가 같이 안가? 나 자전거 타다가 잃어버려도 돼!
아무도 따라 오지 않으면 나 잃어버릴 거야.”하고 겁(?)을 주었습니다.
준모의 의사표현 방법이 독특해서 모두들 웃었습니다.
“준모 잃어버리면 큰일 나지‘하며 할애비가 따라나섰습니다.
공원에서 2시간여 신나게 논 후에 준모는 자전거를 타고 지우는 안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준모는 오랫동안 자전거를 탔는데도 더 놀고 싶어 아쉬움이 남는 모양입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서운해 하는 준모의 인사와 손을 흔들어주는 지우의 작별인사를 받으며 차에 올랐습니다.
준모야! 하부는 준모가 새 자전거 타는 모습을 오늘 처음 봤단다.
자전거 많이 탔는데도 더 타고 싶었니?
자전거 탈 때는 안전한 곳에서 좌우를 잘 살피면서 타세요.
다음엔 킥보드 타는 모습도 보고 싶구나.
안녕~ 또 만나요. 우리 도련님!
지우야! 오늘은 할애비를 보자마자 안아달라고 양팔을 쭉 내밀던 네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신나게 춤을 추던 모습도 귀여웠단다.
오빠 말 잘 들으며 귀여움 많이 받으세요.
안녕~ 춤 잘 추는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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