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묘(2016년)
(2016.9.14.)
내일 추석 차례를 지내고 선영에 성묘를 갈까 생각하다가 추석날 낮에는
어머님을 모시고 바람을 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오늘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딸아이는 차례음식 장만을 돕도록 하고 부득이 혼자 가게 되었다.
어떤 해에는 도로정체가 심했는데 도로가 확장되어서인지 오늘은 원활하게 선영 아랫마을에 도착했다.
출발할 때는 햇빛이 쨍쨍했는데 어느새 구름이 고맙게 가리어주었다.
1년 사이에 새로운 농촌주택과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호젓한 숲길을 걸어 선영에 도착하니 벌초가 깨끗이 되어 초록 풀빛이 선명했다.
선친과 조부모님 산소에 술을 따르고 절을 드린 후에 감사한 마음을 전해 올렸다.
산소 위치에 따라 편의상 증조부모님, 5대 조부모님, 생가 조부모님,
합배단(종조부모님, 종숙부, 종숙모님), 고조부모님, 막내종조부모님 순으로 성묘를 했다.
성묘를 하는 도중에 밤 따러 온 재종동생을 만나 그간 안부를 묻고 벌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묘를 마치고 나니 땀으로 내의는 물론 겉옷까지 흠뻑 졌었다.
올해는 한여름 더위가 극심했는데 늦더위까지 예사가 아니다.
마을로 내려와 새로 지은 농촌주택을 지나는데 대문에 ‘CCTV 작동 중’이라는 경고성(?)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이 마을 자손들이 객지에 나가 살다가 귀향하면 이웃과 터놓고 지낼 텐데
대부분 외지 사람이라 그렇다고 한다.
나 또한 고향으로 돌아와 살 계획이 없으니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 뒷맛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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