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사람이 그때그때 달라요
(2017.8.24.)
근무시간에 준모가 전화를 했는데 쾌활하고 큰 목소리로 빨리 집에 오라고 하였습니다.
아범이 퇴근할 때까지 돌봐주기로 한 덕분에 평일인데도 손주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와 고모가 준모를 태우고 어린이집으로 찾아가, 수업을 마친 지우와 합류하여 우리 집으로 왔다고 합니다.
지우는 세 사람이 마중을 갔지만 엄마가 없으니 울먹이었으나
준모의 기지로 초콜릿 사준다는 말에 울음을 그쳤다고 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퇴근하여 현관을 들어섰는데 준모와 지우는 고모와 노느라 할애비는 완전 뒷전이었습니다.
준모에게 ‘준모야! 준모 왔니?’하고 인사를 건네도 별 반응이 없고
지우에게 ‘아이고, 우리 지우 왔구나.’하며 두 손을 내밀어도 눈을 지그시 감고 관심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고는 소파에 앉은 고모 옆에 서로 가까이 앉으려고 다투기까지 하였습니다.
지우에게 ‘할머니가 누구니? 어디에 있니?’하고 물어도 짐짓 모른 체하였습니다.
손주들이 서로 짜고(?) 놀리는 듯 고모에게만 관심을 보이니 편하기는 하지만 외톨이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녁을 먹을 때는 할머니의 존재감이 부각되었습니다.
준모는 먹고 싶은 반찬을 청했고 지우는 식사를 하는데 도움을 받아야했습니다.
지우가 고모 방에서 놀다가 나와 두리번거리며 ‘할머니 어디 있어요?’하고 물었습니다.
안방을 가리키며 ‘할머니 방에 있다.’했더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내가 물었을 때는 모른 체 했는데 스스로 찾으니 무슨 일일까요?
알아보니 할머니에게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부탁했다 합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준모는 할머니와 동화책을 읽고 지우는 TV를 보았습니다.
준모가 책 읽기를 마치고 TV를 보려고 하자 서로 앞다투어 자기가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을 보려고 하였습니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준모에게 ‘하늘정원에 올라가서 놀래?’했더니 얼른 따라 나섰습니다.
이제까지 외톨이던 할애비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할아버지한테 인사를 안 한 사람은 하늘정원에서 같이 놀 수 없는데...’했더니
그제서야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조손이 분무기로 물을 분사하며 떠들썩하게 장난을 치며 놀고 있으니 지우도 할머니와 함께 올라왔습니다.
방충망 안에서 구경을 하다가 재미있어 보이는지 밖으로 나오려고 하였습니다.
‘지우야! 할아버지에게 안기지 않는 사람은 하늘정원에 나올 수 없는데...’했더니 금방 안겨왔습니다.
하늘정원에서 놀려면 할애비의 기분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준모가 분무기로 지우에게 물을 쏘자, 할머니가 만류를 하며 ‘지우 감기 걸리겠다.’고 했습니다.
지우가 그 말을 듣고는 오빠 들리도록 콜록콜록 헛기침소리를 내고는 ‘감기 걸리겠다.’고 능청을 부렸습니다.
아범이 퇴근을 하자 모두들 ‘와~’하고 아빠에게 달려가 매달리고 애교를 부렸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준모는 유치원, 지우는 어린이집에 가야하니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집으로 향했습니다.
준모야! 지우야! 아빠 엄마 좋아하고 존경하며, 사랑 많이 받고 밝게 자라세요.
사랑해요~ 우리 도련님.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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