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와 잘 놀았어요
(2020.2.15.)
소민이가 오랜만에 조부모와 잘 놀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아빠, 엄마가 지인 결혼식에 다녀오는 동안 울지 않고 잘 놀아야 할 텐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소민이가 아빠 손을 잡고 걸어 나오다가 할애비를 보고는 ‘얼음(?)’이 되어 제자리에 멈추어 섰습니다.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앞으로 다가오지도 물러서지도 않은 채 한참 서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얼굴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주 보는 얼굴도 아니라 뭔가 망설여지는 모양입니다. 신발을 벗겨 거실 보료에 앉히자 걸음마 실력을 뽐내듯 이곳저곳으로 걸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거듭 일어났습니다. 비행기 장난감을 내어놓자 버턴을 누르고 음악소리가 나면 스스로 잘했다며 박수를 쳤습니다. 요즘 장난감 버턴을 곧잘 눌러 작동을 시킬 줄 아나 봅니다. 아빠 엄마는 소민이가 할머니와 부엌에서 노는 사이 외출을 했습니다.
소민이는 식탁의자에 앉아 할머니가 준비한 닭백숙을 맛있게 잘 받아먹었습니다. 기존 장난감 외에 용각산, 풀통 등을 밀어서 굴리는 방법을 보여주면 자기도 따라 굴리며 잘 놀았습니다. 조부모와 잘 놀다가 불현듯 현관 쪽을 쳐다보고 두리번거릴 때는 아빠, 엄마를 찾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조부모와 놀면서 그 생각은 곧 잊어버리는 듯했습니다. 할머니가 ‘소민아! 어부바~’하면서 등을 보이자 얼른 등으로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어부바~’가 업어준다는 말뜻인 것을 알고 업히려 하나봅니다. 할애비에게 안겨서는 거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내려다보며 구경했습니다. 창문을 두드리면 소리가 나는 것을 보여주었더니 심심하면 창문에 다가서 손바닥으로 두드려대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외출했다가 돌아오자 반갑게 맞으며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2층 계단을 기어오르는 놀이(?)에 재미를 붙여 한참을 반복하며 놀았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저녁이 되기 전에 집을 나섰습니다. 소민이는 자동차 안전시트에 누웠습니다. 조부모가 ‘소민이 안녕~’하며 인사를 하자, 손을 흔들어 답례를 했습니다. 소민이는 오늘 울지 않고 조부모와 잘 놀아 시험과정을 무사히 통과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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