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헤이리 예술마을과 프로방스 마을
(2021.5.9.)
오전엔 외부 일을 보고, 오후에는 가까운 근교에 나가 바람이나 쐬기로 했다. 목적지는 손주들도 모두 구경했다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로 정했다. 나는 옛날 부모님이 상경하셨을 적에 방화동 고모님 내외분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구경하고 들렀지만, 집사람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20년 전쯤 예술마을 초창기라 음식점과 작은 가게들, 비포장 주차장, 붐비던 인파 정도가 기억났다. 헤이리라는 마을이름은 파주 지역의 전통 농요인 ‘헤이리’에서 빌려왔으며, 2009년 12월에는 인사동(2002년)과 대학로(2004년)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문화지구에 지정됐다고 한다. 집사람이 딸의 조언을 받았다며 파주에 간 김에 예술마을 인근에 있는 ‘프로방스 마을’에도 들리자고 했다.
예술마을 입구를 들어서자 길가에 빈틈없이 주차된 차들과 차를 피해 걷는 관광객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좁은 마을길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외곽 쪽 길가에 있는 빈자리를 발견해 얼른 주차를 했다. 예전에 봤던 한적한 시골마을의 분위기는 찾을 길이 없고, 어디가 어딘지 전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 있었다. 마을 중앙부에 해당하는 갈대광장과 연못가 데크부터 한 바퀴 삥~ 둘러보았다. 다음엔 눈에 띄는 가게나 진열된 공예품을 구경하며 자유롭게 걸음을 옮겼다. 아프리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다양한 토속공예품이 전시된 어느 가게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안으로 들어가니 기린과 코끼리, 말, 부엉이 같은 목공예품이 많았는데, 특이한 모양의 ‘토템’상 조각이 관심을 끌었다. 다시 길을 걷는데,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과 앙증맞은 소품으로 장식된 상점 입구에 눈길이 갔다. 마을과 공원 주위에 흩어져있는 조각품들도 볼만했다. 붐비는 카페에서 대담(?)하게 마스크를 벗고 차를 마시는 사람들도 나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프로방스라 하면 프랑스 남동부지역을 일컫는데, 수려한 자연경관과 강렬한 태양, 넓은 허브 꽃밭 그리고 고풍스런 건물이 연상되었다. 마을입구를 들어서니 큼직한 주차 빌딩과 넓은 주차시설을 갖추고 있는 점이 헤이리마을과 비교되었다. 프로방스풍의 상점건물과 장식품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옷가게, 소품 숍, 베이커리, 맛집들이 즐비했다. 각종 테마별 ‘포토존’에는 테마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장식이 꾸며져, 동화나라를 연상케 했다. 조각품과 조형물을 자세히 관찰하면 재질이나 섬세함에서 미흡한 점이 있으나 전체적인 규모와 분위기, 시설배치 등은 대단했다. 다양한 형식의 정원과 분수도 볼만했고, 조명시설이 많이 설치된 걸 보니 야간엔 또 다른 별천지가 펼쳐지는 모양이다. 이곳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기기 좋고, 헤이리는 젊은이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 새로운 추억을 만들며 옛 추억도 회상하고 싶은 세대는 양쪽을 모두 방문하도록 권하고 싶다.
(헤이리 예술마을)
(프로방스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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