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청평호 탐방
(2021.8.8.)
물놀이라 하면 얼핏 바닷가나 깊은 계곡을 연상하게 되는데, 요즘은 강이나 호수에서 수상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많이 들어난 것 같다. 춘천이나 남이섬을 오가다보면 북한강과 청평호 곳곳에 들어선 수상레저 시설이 눈에 띄곤 했다. 젊은 시절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겠지만, 이제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대리 만족을 느껴야 할 것 같다. 한여름이 다 가기 전에 청평 호반으로 나가, 제트스키와 수상스키가 잔잔한 수면에 하얀 물살을 일으키며 질주하는 광경을 보고 싶었다. 마침 일요일 오후에 기회가 생겨 북한강변을 거쳐 청평호를 찾았다.
팔당댐 공도교(관리교)를 건너 옛길을 따라 남양주 ‘물의 정원’을 지났다. 북한강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정자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상류 금남유원지 앞 강변에는 수상스키와 바나나보트를 타는 일행이 보였다. 요란한 제트스키 소리를 따라 강 한복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북한강 상, 하류를 크게 휘저으며 스키를 타는 팀이었다. 숙련된 기량으로 속도를 높이니 하얀 물살이 시원하게 일어났다. 스키를 타는 사람은 물론, 구경하는 사람까지도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강변 풍경과 수상스키에 정신이 팔려 있을 즈음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소나기가 한줄기 내릴 듯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청평댐에서 남이섬으로 가는 청평호반길을 접어들었다. 댐에서 멀지 않은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우고 수상레포츠 구경을 하기로 했다. 모터보트가 끄는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이 여기저기 시야에 들어왔다. 제트스키 한 대가 굉음을 울리며 호수 한가운데로 나타났다. 묘기를 부리듯 갑자기 속도를 내며 급회전을 하니 물보라가 높게 치솟았다. 하얀 물보라는 곧 물결로 변해 천천히 호숫가로 밀려왔다. 한여름 푸른 호수에서 느낄 수 있는 청량감이었다. 청평호를 횡단하는 가평대교를 건너 설악면으로 들어갔다. 설악면의 가평대교 상류 쪽은 호반을 따라 난 도로가 없어 불편하지만, 이번 기회에 한번 둘러볼 작정이었다.
호숫가에서 경치를 구경하는 대신 높은 곳에서 청평호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좋은 경치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날아가는 새의 시선’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우선 언덕 위에 위치한 ‘매그놀리아국제병원’ 근방으로 가보기로 했다. 가파른 산길을 타고 언덕을 넘어 경내로 들어섰다. 도로 옆 작은 동산에 올라서자 청평호와 북한강 상류 지역이 한눈에 훤하게 들어왔다. 소나기가 내린 직후라 멀리 물줄기가 굽이도는 산의 중턱에는 하얀 ‘산안개구름’이 걸쳐있었다. 겹겹이 늘어선 산등성이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그야말로 절경을 이루었다. 낯선 곳을 찾아와 청평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 셈이다.
힘들게 찾아왔는데 그냥 돌아서기는 조금 아쉬웠다. 홍천강 하류지역을 구경하기로 했다. 지도에서 강가 마을이름을 찾아 ‘티맵’에 입력했다. 고개를 넘고 좁은 마을길을 지나 물가에 다다랐다. 홍천강 하류지만 청평댐 영향으로 수위가 높아져 강폭이 꽤 넓었다. 이곳 ‘미사’마을은 물론 강 건너 마을에도 수상레저 시설이 있고,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상당히 외진 곳으로 여겨지는데, 물이 맑고 경치 좋기로 소문났나? 집으로 돌아갈 때는 청평호와 북한강 동쪽 강변길을 경유했다. 오늘은 북한강과 청평호 일대를 한 바퀴 돌면서 모터보트와 수상스키, 제트스키 타는 것을 구경하느라 더위를 잊었다.
(한여름 북한강)
(한여름 청평호)
(청평호 상류와 홍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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