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양평 용문사 탐방

돌샘 2021. 8. 21. 10:37

양평 용문사 탐방

(2021.8.14.)

오늘은 손주들을 맞이할 기쁜 마음으로 아침을 열었다. 그러나 집사람이 마트에 다녀오더니 준모네가 다른 일이 생겨 못 온다고 알려주었다. 갑작스런 일에 당황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늘정원에 올라가 화분과 꽃들을 정리하면서 집착을 내려놓았다. 3일 연휴 첫날을 엉거주춤한 상태로 그냥 보내기는 아쉬웠다. 생각 끝에 오후에는 양평에 있는 용문사에 들러 바람을 쐬기로 했다. 용문사는 수령이 약 1,100년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 노거수로 유명하다. 은행나무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산사로 올라가는 고즈넉한 숲길과 계곡도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차장을 가득 메운 차들을 보고 피서지도 아닌데 여름에 웬일일까 생각되었다. 매표소를 통과해 용문산관광지에 조성된 공원을 지났다. 공원 이곳저곳에 설치된 여러 가지 조형물들을 보니 재작년 손주들과 함께 구경했던 일이 생각났다. 일주문을 지나 산사로 오르는 숲길에 접어들자, 그늘이 지고 시원한 계곡 바람이 불어왔다. 숲길엔 산사를 오르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계곡엔 맑은 물을 벗삼아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숲길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인공 실개천의 물소리가 경쾌했다. 숲길 산사와 그늘진 계곡을 찾은 사람들이 어우러지다 보니 방문객들이 많은가 보다.

 

사천왕문을 통과해 절로 올라가는 계단은 공사 중이라 천천히 경사로를 걸었다. ‘범종루관음전을 지나 경내로 들어섰다. ‘대웅전지장전사이에는 예전에 보지 못한 큰 석불이 조성되어 있었다. 대웅전 기둥 앞에 서서 전면을 바라보니 3층 석탑과 은행나무가 시야에 들어왔다. 은행나무가 워낙 크고 무성하게 자라 3층 석탑이 왜소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은 듯 은행나무엔 위엄이 서려 있었다. 내려갈 때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흔들다리를 건너 오솔길을 걸었다. 오솔길엔 돌부리가 많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마스크를 벗고 싱그러운 숲속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용문사 아랫마을에 있는 촌장골에 들렀다. 집사람 생일 때 온 가족이 모여 황토오리구이 약오리찜을 먹을까 했는데... 코로나 거리두기로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울 것 같다. 먼 길을 온 김에 우리만이라도 먹고 가기로 했다. 오늘은 예정에 없던 용문사를 방문하여 별미인 약오리찜까지 먹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