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세배와 지나간 생일
(2022.2.19.)
소민이가 조부모 집에 오는 도중 차안에서 깜박 잠이 들었나 봅니다. 아빠에게 안겨 눈을 감은 모습으로 현관을 들어섰습니다. 조부모에게 세배하는 날을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는데... 가족이 번갈아 감기를 앓는 바람에 세배하는 자리가 3주나 늦어졌답니다. 지난 토요일은 소민이의 세 번째 생일날이기도 했지만 아빠의 감기로 만날 수 없었답니다.
영상통화를 할 땐 자기는 감기가 다 나았다며 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빨리 세배하고 싶다 했습니다. 조부모에게 멋진 한복 입은 모습을 보여주며 자랑도 하고 싶었겠지요. 세뱃돈 받으면 무얼 할 건지 물어보면, 엄마에게 맛있는 것 사줄 거라며 모녀간 깊은 정을 표현하기도 했답니다.
한복을 예쁘게 갈아입고 조부모 앞에 나왔지만, 선잠을 깬 후유증 탓인 듯 표정이 굳어 있었습니다. 부모가 먼저 세배하고 혼자 따로 하도록 시켰더니 잠시 망설였습니다. “소민이 세배 잘 하자나~”하며 격려를 했더니, 마음을 가다듬고 귀엽게 절을 했습니다. 세배를 하며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일어나서는 허리를 굽히며 “건강하세요.”라고 인사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세배를 가르친 덕분에 자세도 좋고 인사말도 곧잘 했습니다. 소민이를 자리에 앉혀 새해 덕담을 들려주고 세뱃돈도 주었답니다. 소민이가 아직 아빠, 엄마에게도 세배를 하지 않은 터라 세배를 하도록 했습니다. 아빠가 세뱃돈을 건네자 소민이가 봉투를 받아서 열어보았습니다. 아직 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몇 장인지 헤아릴 수는 있답니다.
준모네 가족이 도착한 후에는 외삼촌 내외에게 세배를 하도록 했습니다. 혼자 세배를 하려니 낯설고 쑥스러운 듯 앞에 나섰다가도 절을 하지 못하고 몇 번이나 머뭇거렸습니다. 강요를 하면 안 좋은 인상이 남을 것 같아, 아쉬웠지만 마음 순서로 넘어갔습니다. 오빠 언니하고는 자연스럽게 어울려 자동차를 타고 숨바꼭질도 하며 잘 놀았습니다.
소민이가 평상심을 찾은 후 외삼촌께 지금 세배를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모두들 지켜보는 가운데 혼자 세배하려니 부끄러운 듯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어 절을 잘 했답니다. 소민이가 익숙한 상대에겐 말을 잘 하고 애교를 부리지만, 여리고 소심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외삼촌 가족이 집으로 간 후, 펄펄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소민이가 창문너머 눈 내리는 광경을 바라보다가 하늘정원에 가보자고 했습니다. 2층에 올라가 출입문을 여니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려 하얗게 쌓여갔습니다. 엄마와 함께 정원에 나가 부삽과 그릇을 들고 즐겁게 눈 놀이를 했답니다.
소민이가 오늘 오랫동안 놀았지만 모처럼 만난 탓인지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쉬운 모양입니다. 2주 후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고 조부모에게 번갈아 안겨 집을 나섰답니다.
소민아! 새해에도 건강하고 언제 어디서나 귀여움 받는 어린이로 잘 자라세요. 생일엔 만나지 못했지만, 너의 세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단다.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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