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의 월동 준비와 설렘
(2024.11~12월)
11월 접어들어 실내에서 월동할 화분들의 밑바닥과 표면을 깨끗이 씻기 시작했다. 사람도 야외에서 일하다 실내로 들어갈 때 옷의 먼지를 털듯 기본 매너를 지키는 과정이다. 화분은 첫서리가 내리기 전에 뒷방 전체와 베란다 그리고 복도에 분산해 들였다. 큰 화분을 옮길 때는 허리를 다치지 않도록 보호대를 착용하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 바퀴 달린 받침대를 끌어 이동할 때는 마루가 긁히지 않도록 종이 박스와 헌 이불을 바닥에 깔았다. 정리를 끝내고 대충 헤아려 보니 크고 작은 화분이 90개 가까이 되었다. 나머지 화분 100여 개는 노지에서 보온을 한 채로 겨울을 나야 한다.
올해는 꽃이 핀 엔젤트럼펫을 비롯한 몇 종류의 화초를 실내에 옮겨 놓아 뒷방 문을 열면 그윽한 향기가 가득하다. 실내 이동이 끝나자, 노지에서 월동할 화초들이 동해를 입지 않도록 보온 작업을 했다. 화분과 화분 사이에 높은 나무 지지대를 세우거나 종이박스를 이용해 화초가 상하지 않게 하고 비닐을 덮어씌웠다. 기온이 영하 4~5도 이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이 되면 헌 담요나 이불을 비닐 위에 덧씌워야 한다. 정원사가 월동 준비를 하다 보면 힘든 때도 있지만 봄을 기다리는 설렘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 11월 말에 뜻밖의 폭설이 내렸지만, 월동 준비가 끝난 상태라 편안한 마음으로 설경을 바라보았다.
(실내 월동준비)
(야외 월동준비)
(하늘정원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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