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나들이를 한 행복요일
(2018.1.20.)
오늘은 손주들과 철도박물관과 의왕조류생태과학관 구경을 하고 저녁은 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3대가 모처럼 행복한 나들이를 하는 셈이지요.
철도박물관 주차장에 도착하자 준모가 멀리서 우리를 알아보고 달려왔고 지우는 잠이 들어 아빠에게 안겨있었습니다.
박물관 구경이 시작되자 준모는 기차의 기관실 내부 이모저모와 스탬프 용지에 도장 찍는 일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우도 잠에서 깨어 철도 건널목 차단기 모형을 가동시키는 스위치를 반복해서 눌렸습니다.
모두들 자리에 앉아 옛날에 운행했던 증기기차와 디젤기관차 그리고 현재 운행 중인
여러 가지 기차의 모형이 차례로 철로 위를 달리는 광경을 신기한 듯 지켜보았습니다.
준모는 기차그림 색칠하는 체험도 해보고 스탬프 도장 있는 곳을 찾아 차례대로 찍어나갔습니다.
총 9개중 8개는 잘 찾았는데 실외에 있는 마지막 1개가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직원과 주위의 도움을 받아 겨우 찾아내니 처음 구경한 기관차 앞에 있었습니다.
철도박물관을 나와 왕송호숫가에 있는 조류생태과학관으로 향했습니다.
실내에 호수의 조류를 관찰하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고
독수리, 올빼미, 청둥오리 등의 박제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수족관에는 희귀한 물고기들이 유영을 하고 3차원 입체 애니메이션 상영관도 있었습니다.
입체용 안경을 쓰고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니 고래와 상어가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등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지우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괴물이 나오면 ‘아이~ 무서워’하고, ‘고래! 상어!’하며 동물 이름도 맞추었습니다.
전시관을 둘러볼 때 할머니가 아빠에게 안겨있는 지우에게 ‘내가 업어줄까?’하자 ‘할머니 힘들어!’하면서 사양했습니다.
할머니가 힘들다며 배려했지만 실제로는 아빠에게 안겨있고 싶은 마음이 강한 듯했습니다.
준모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집에 가서 놀면 안 돼요?’하며 벌써 다음 스케줄을 계획했습니다.
‘그래, 할아버지 집에 가서 놀면 좋지. 그런데 아빠 엄마 허락을 받아야해.’했더니
조금 지나자 아빠 엄마 허락을 받았다며 할머니에게도 ‘할머니! 나 할머니 집에 가서 놀면 안 돼?’하고 물었습니다.
‘준모야! 저녁식사를 하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본 후에 할머니 집에 가서 재미있게 놀자.’고 했더니
미소를 지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준모는 음식점으로 갈 때 내가 운전하는 차에 할머니와 같이 타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내 차에는 어린이용 안전시트도 없고 낯선 길, 밤 운전이라 아범이 운전하는 차에 타도록 했습니다.
준모가 혹시나 오해를 할까봐 아빠 차에 타야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답니다.
조개찜 전문점에서 저녁식사를 하는데 지우는 아범 옆에 앉았다가
할머니 옆에 앉겠다하여 할머니 기분을 흐뭇하게 하였지요.
준모와 지우 모두 문어 숙회를 유별나게 좋아했습니다.
문어는 한자어로 ‘魰’이라 쓰며 한국식 한자로는 ‘文魚’라 적는데
이름에 글월 문(文)자가 들어가는 어물이라 하여 경상도 지역에서는 제수(祭需)로도 중히 여긴답니다.
할애비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회상하며 손주들이 문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집 부근 마트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지우의 머리핀을 파는 가게로 갔는데 진열된 많은 물건들 중에서 지우가 직접 보고 몇 개를 골랐답니다.
이제 준모와 나는 학용품을 사고 나머지 일행은 생활용품을 사기로 하였습니다.
학용품 코너로 가는 도중에 준모가 ‘젤리’가 든 큰 통을 발견하고는 ‘할아버지 이것 맛있어요.
이거 사 주세요.’하였습니다. ‘그래 맛있으면 사자.’하였더니 신이 나서 어깨를 으쓱대며 앞서 걸었습니다.
좌우 진열대에 놓인 여러 가지 학용품들을 한번 쭉~ 훑어보더니
먼저 ‘불어 펜’을 집어 들고는 ‘할아버지! 이것 살래요.’하였습니다.
‘그래, 사고 싶으면 사자.’하였더니 스케치북 묶음, 색연필, 색종이 등을 차례로 골라 할애비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조손의 학용품 쇼핑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금방 끝이 났습니다.
일행을 찾아 나서자, 카트를 타고 있는 지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내가 카트를 건네받아 학용품을 싣고 천천히 밀며 조손 세 사람이 한가롭게 이동을 했습니다.
식품코너를 지날 무렵 준모가 판촉용 피자, 어묵 등을 차례로 먹자 지우도 받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묵이 맛있는지 지우가 어묵코너를 가리키며 그쪽으로 다시 가자고 하였습니다.
카트를 끌고 그곳으로 가, 지우가 어떻게 하나 가만히 있었더니
직접 판촉 아주머니에게 ‘저것! 저것!’하며 손가락으로 가리켜 어묵을 받았습니다.
쇼핑이 모두 끝나자 지우는 카트에 탄 채로 할애비에게 뽀뽀를 해주었고
준모는 즐거운 마음으로 조부모가 탄 차에 동승하여 웃으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준모는 아빠의 도움을 받아 방금 사온 ‘불어 펜’을 입에 물고
갖가지 색으로 예쁜 모양을 뿜어 그렸습니다.
준모는 전부터 ‘불어 펜’을 사고 싶었지만 사주지 않았다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지우는 음악에 맞추어 여러 가지 율동의 춤을 선보이며 신이 났습니다.
조부모는 지우의 귀여운 춤 동작을 동영상으로 담느라 바빴답니다.
지우가 거실 화병에 꽂혀있는 부채를 들고 와, 그림 속의 동물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지우야! 이건 호랑이야!’했더니 지우가 ‘아니야. 치타야!’하였습니다.
부채에 그려진 그림을 자세히 보니 민화풍의 호랑이가 흡사 치타와 닮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치타’라는 맹수의 이름을 아는 것만 해도 대견한데 생김새의 특징까지 알고 있으니 기특했습니다.
오늘은 외식과 장보기를 하고 늦게 집에 들어왔으니 금방 밤이 깊어 갔습니다.
모두들 즐겁고 알찬 하루를 보냈고,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준모와 지우도 3대가 함께 즐거운 나들이를 하고 외식과 쇼핑
그리고 즐거운 시간까지 보내고 나니 기분이 흡족한 모양입니다.
지우는 차를 타고 환송하는 조부모에게 번갈아가며 뽀뽀를 해주고
‘또 오자~, 또 오자~’하며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답니다.
‘또 오자~’라는 인사말은 다음에 또 놀러 오겠다는 의미인 모양입니다.
손주들이 무탈하게 잘 자란다는 소식만 들어도 마음이 뿌듯한데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날이면 행복요일이지요.
우리부부에게는 일주일 7일 외에 손주들과 즐겁게 지내는 행복요일이 별도로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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