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8)

파주 안보관광과 정자 탐방

돌샘 2018. 9. 14. 22:13

파주 안보관광(DMZ)과 정자 탐방

(2018.9.8.)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지만 파란 가을하늘을 집에서 보고만 있기엔 너무나 맑았다. 일전에 TV에서 소개한 파주 문산 자유시장도 구경하고 안보관광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주말치고는 일찌감치 집을 나서 문산 자유시장에 도착하니 마침 가을축제가 열렸다. 축제라야 별것은 없었지만 공용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여 방문객의 편리를 도모했다. 시장의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데 주위에 우리처럼 안보관광을 가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자유시장에서 구매한 영수증을 보여주고 관광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버스를 타고 있는 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우리는 일행들 중 젊은 축에 속하는 듯했다. 시장을 출발한 관광버스는 민통선을 통과하고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도라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날씨가 맑고 가시거리가 좋아 육안으로도 개성시와 개성공단, 판문역, 송악산이 또렷하게 보였다. 전망대에서는 단체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꽤 많이 보였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 설치된 군 초소와 비무장지대에 감도는 정적이 호기심을 자극하나 보다. 그 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제3땅굴이 발견된 현장으로 향했다. 헬멧을 쓴 채 장난감 기차 같은 모노레일을 타고 지하땅굴로 내려가 걸어서 땅굴을 둘러보았다. 땅굴로 내려가는 동안 스피커를 통해 땅굴을 북쪽에서 팠다는 증거를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터널에 유입된 지하수가 흘러가는 방향, 발파공의 천공방향, 암반상태를 확인하며 땅굴을 구경했다. 모두들 신기한 듯 땅굴을 관람했지만 최근 남북간 화해분위기 덕분인지 긴장감이 감돌지는 않았다.

 

땅굴을 나와 도라산 역으로 가는 도중에 보였던 개성공단 가는 길의 철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역 부근에 들어선 보세창고들도 문이 굳게 닫히고 정적만 감돌았다. 이곳 역으로 운행하는 기차는 용산 역에서 출발하는 관광열차가 하루에 1편 있다고 한다. 통일촌 휴게소와 검문소를 거쳐 출발장소로 되돌아오니 오후 4시경이 되었다. 시장부근 가을 축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는 벼이삭이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지나 화석정(花石亭)으로 향했다. 화석정은 율곡 이이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던 곳이라고 한다. 정자에서 바라본 임진강 주변의 경치는 매우 뛰어났다. 임진강이 정자 쪽으로 흘러들었다가 휘돌아 나가는 맞은편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정자는 신축되었지만 건물 옆 노거수는 옛일들을 지켜본 듯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햇볕이 한결 부드러워질 즈음 하류에 있는 반구정(伴鷗亭)을 찾아 떠났다. 그곳에 도착하여 알고 보니 반구정은 황희 선생의 유적지 안에 있는 정자였다. 방촌(황희 선생 호)기념관에 들러 선생의 업적에 대한 자료를 읽어보고 사당과 유적지를 구경했다. 반구정은 보수공사 중이었지만 부근 언덕 위 앙지대(仰止臺)에 올라 임진강을 바라보았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에 햇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셨다. 하류라 강폭도 훨씬 넓어지고 물빛도 황토색을 띠고 있었다. 강가에 설치된 녹슨 철조망이 자연 속에서 모처럼 자유로웠던 마음을 다시 현실 속으로 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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