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프라하성, 시내 야경)
(2018.10.7)
아침엔 기온이 조금 쌀쌀했지만 구경하기에는 정말 좋은 날씨였다. 어제는 구시가지 시내를 구경했으니 오늘은 프라하성과 전망대를 구경할 계획을 세웠다. 민박집 주인의 조언대로 숙소를 나와 15번 트램을 타고 상쾌한 기분으로 전망대로 향했다. 트램은 블타바 강을 건너서 강변을 따라 내려가니 4번 째 정류장에서 내리면 전망대로 오르는 산악전차를 갈아탈 수 있다고 했다. 블타바 강을 건넌 트램은 강변을 따라가다가 프라하 성에 이르기 전에 오른쪽 언덕을 넘어 엉뚱한 방향으로 향했다. 진행방향이 유턴되기를 기대했지만 프라하성에서 점점 멀어졌다. 허둥지둥 트램을 내렸지만 교통이 한산한 외곽지역이고 택시도 잘 보이지 않았다. 출발지역으로 되돌아가면 프라하 성을 찾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반대방향 트램을 타려고 했다. 반대방향 탑승장으로 갔지만 15번 트램이 순환노선이라 그런지 15번은 보이지 않았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지니 당황스러웠다. 어느 노인에게 길을 물었지만 출발지로 돌아가는 방법이 간단하지 않은 모양이다. 집사람이 프라하성이 멀리 보이니 그냥 프라하 성 가까이 가는 트램을 타고 부근에 내려 걸어가자고 했다. 웬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더니 의사가 서로 완전하게 전달되지는 않았으나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트램 안에서 성의 위치를 눈대중하며 내리니 성이 조금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상당한 거리였다. 내린 곳에는 언덕 쪽 직선 방향으로는 높은 벽체(성벽?)가 가로막고 있었다. 여행책자의 지도를 보며 직선방향이 아니라 성이 가까워지는 큰 길을 따라 걸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에게 성으로 가는 길을 물었으나 자신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행히 조금 더 걸어가자 ‘로레타 교회’와 ‘스트라호프 수도원’ 방향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타났다. 그제야 트램을 잘못타 당황과 불안, 초조했던 마음을 날려버리고 정상적인 관광을 진행할 수 있었다. ‘로레타’ 교회에 이르자 관광객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스트라호프 수도원’ 부근에 이르자 관광버스와 단체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수도원을 돌아보고 포도밭 언덕에 서서 내려다보니 멀리 블타바 강과 구시가지 전경이 멋있게 펼쳐져 있었다. 프라하 성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내려가니 근위병들이 보였고, 근위병들의 행진을 따라가니 프라하 성 정문 근위병 교대식이 열리고 있었다. 많은 관중들 속에서 교대식을 끝까지 지켜보았지만 흥미를 끌만한 의식은 없었다. 교대식이 끝나고 매표소로 가 A코스 관람티켓을 끊었는데 여권을 보여주고 경로할인을 받았다. 성곽과 궁전, 성당 등 시설의 외관은 무료로 구경할 수 있으나 실내구경을 할 경우에만 관람티켓이 필요했다. 누구나 문화유적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입장료가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 밖에서 볼 때 위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높이 솟은 솟은 건물은 ‘성비투스 대성당’이었다. 성 내부의 이모저모와 부속시설들을 찬찬히 구경하며 점심은 빵과 과자로 때워 시간을 절약했다. 왕궁으로 들어가 발코니에서 앞을 바라보자 블타바 강과 프라하 시가지의 첨탑, 붉은 지붕들이 손에 잡힐 듯 시야에 들어왔다. 성 관광을 마치고 고급주택과 정원 사이로 난 언덕길을 천천히 내려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A선을 타고 B선으로 환승하여 해질녘에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조금 휴식을 취한 후 저녁을 먹고는 구시가지 야경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집사람은 저녁 생각이 없다며 피로한 기색이라 혼자 중국집 명월루에 가서 볶음밥과 벨벳 맥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야간조명이 들어올 무렵에 숙소를 나서 구시청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 주변의 야경은 어제 낮에 구경했던 경치와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카를교로 가는 골목길에 관광객들이 긴 줄을 서서 간식거리를 사는 모습이 보였다. 집사람도 줄을 서 하나 샀는데 원통형 빵에 갖가지 양념이 더해진 과자처럼 보였다. 주간엔 카를교가 관광객으로 넘쳐났지만 야간엔 여유와 운치가 있어 좋았다. 조명은 받은 프라하 성의 외형과 블타바강에 비친 불빛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요즘 프라하가 해외관광지로 한창 뜨는 중이라 그런지 야경을 보는데 한국말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귀가 길엔 숙소 부근 대형마트에 들러 빵과 여러 가지 맥주를 사와서 맛을 보았다. 어제 오늘 프라하 구시가지와 성, 야경, ‘비세흐라드’까지 빽빽한 일정으로 많은 구경을 한 셈이다.
* 민박집 주인이 잘못 가르쳐 준 트램 교통편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이틀간 숙박비 환불을 받은 일도 있고 주인이 프라하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불문에 붙였다.
* 집사람이 어제 점심때와 오늘 새벽에 아범내외와 카톡으로 여러 가지 의견을 교환하여 탑승권 발부가 가능한 자그레브(크로아티아), 비엔나(오스트리아), 취리히(스위스) 중 부근 관광이 가능한 취리히 행을 결정했다고 함.
(집사람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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