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솔바람다리
(2019.8.31.)
정동, 심곡 지역을 세 번째 와서야 ‘바다부채길’을 걷게 되었다. 재작년에 왔을 땐 파도가 높아서 출입이 금지되었고, 올 봄에 왔을 땐 하필 비가 내렸다. 8월 마지막 날. 여름의 잔재가 남아 한낮의 햇살은 따가웠다. 지형을 감안해 내리막길인 ‘크루즈 리조트’ 쪽에서 심곡항 방향으로 걸었다. 숲속으로 난 계단을 따라 천천히 해안으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바다는 색깔의 마법을 펼쳐지는 듯했다. 바다 물빛이 고울 땐 흔히들 지중해나 남태평양을 떠올리는데 이곳의 물빛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 같다. 바다는 물의 투명도와 광물성분, 해저 퇴적물의 종류, 수심, 햇빛의 방향과 세기 등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고 한다.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까닭에 청정해역으로 유지될 수 있었나 보다. 해안 덱을 따라 걸으니 독특한 지형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어 마음이 편안해졌다. 전설이 전해지는 ‘투구바위’는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형상이 묘하게 변했다. 기암괴석과 맑고 영롱한 물빛에 반하여 지루한 줄 모른 채 걷고 또 걸었다. 앞쪽 해변을 바라보다가 멀리 수평선에 눈길을 주고 어느새 뒤돌아보기를 반복했다. ‘부채바위’를 둘러보고는 손에 들고 있던 합죽선을 펼쳐 닮은꼴을 만들어 보았다. 심곡항 부근에 이르자 ‘스카이워커’와 인공폭포가 설치되어 발길을 붙잡았다. 물빛이 고운 바다를 볼 때면 ‘바다부채길’이 생각날 것만 같다.
강릉 남대천 하구를 찾았다.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에 들렸을 때 가보고 싶었지만 차량정체가 심해 포기했던 터이다. ‘솔바람다리’라 이름 지은 인도교가 설치되어 강릉항과 남항진해변을 이어주고 있었다. 인도교 중앙에 올라 툭 트인 사방을 둘러보니 인적은 드물고 시간마저 정지된 느낌이 들었다. 죽도봉 기슭에서 강 건너 해변으로 연결된 ‘짚라인’에 매달린 젊은이의 괴성만이 간간이 정적을 깨뜨렸다.
(바다부채길)
(솔바람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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