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주도여행 다섯째 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은 어제 비바람이 지나간 후라 더욱 쾌청했다. 짐을 챙겨 모두 차에 싣고, 상쾌한 기분으로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제주도 여행을 여러 번 왔지만 일출봉 정상에는 처음 오르게 된다. 애들이 어릴 때는 일출봉에 왔어도 기슭에서 말 타고 사진만 찍었지 정상에는 오르지 않았다. 일출봉을 오르는 도중에 나타나는 기암괴석과 정상의 분화구도 구경할 만했지만 위쪽에서 사방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정말 일품이었다. 비 온 후라 시거가 좋아 멀리 우도까지 손에 잡힐 듯 보였다. 일출봉을 에워싸고 있는 바다와 늪지, 마을 그리고 한라산 방향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뛰어났다. 성산일출봉의 지질학적인 특성과 경관 사진은 자주 봐왔지만 정상에서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시각의 경치는 처음 접했다.
성산일출봉 비경을 뒤로하고 억새풀로 유명한 ‘용눈이오름’으로 향했다. 뜻밖에 주차장이 승용차와 관광버스로 가득 차고 길옆 양편에 길게 주차가 되어있었다. 가족과 연인 그리고 단체로 구경 온 관광객들이 오름 등성이를 따라 줄을 잇고 있었다. 억새꽃은 핀 지 얼마 되지 않아 윤기가 흐르는 은백색을 띤 채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멀리 성산일출봉, 오름들 그리고 해안과 언덕 위에 천천히 돌아가는 풍력발전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예전에 들렀을 땐 관광객이 많지 않았는데... 제주 여행객들의 관심대상이 시대흐름에 따라 변하는 모양이다.
비행기 탑승시간을 고려해 일단 제주시내로 향했다. 제주 시내에 들어와서는 여유시간을 이용해 가보지 않았던 ‘제주목 관아’ 구경에 나섰다. ‘연희각’과 ‘홍화각’ 그리고 ‘진해루’와 ‘관덕정’ 등의 누각과 연못이 복원되어 있었다. 한복을 입고 모델 촬영을 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지만 관광객이 많지는 않았다. 점심식사 후에는 제주 고씨, 양씨, 부씨의 전설적인 발상지로 알려진 ‘삼성혈’에 들렀다. 전시관에서 간단하게 시청각자료를 관람하고 ‘삼성혈’과 ‘삼성문’ 등을 둘러보았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첫날 비가 오는 가운데 여행을 시작했던 용두암 해안도로로 향했다. ‘방사탑’과 ‘도두항’을 구경하고 멀리 말 모양의 ‘이호테우등대’가 보이는 ‘현사포구’에서 잠시 쉬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했다.
결혼 40주년 기념 4박5일간 제주도 여행은 이렇게 알차게 마치고 귀가 길에 올랐다.
(성산 일출봉)
(용눈이 오름)
(제주목 관아, 삼성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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