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1~2세

음악과 율동 신나요

돌샘 2020. 6. 19. 20:42

음악과 율동 신나요

(2020.6.14.)

소민이가 예쁜 샌들을 신고 할머니집 현관을 들어섰습니다. 눈에 익숙한 듯 망설임이 없습니다. 할머니가 주시는 치즈를 맛있게 받아먹고, 과일을 그릇에 담는 걸 보자 거실로 가서 먼저 자리를 잡았습니다. 과일을 먹을 때는 거실에 앉아서 먹는다는 것으로 기억하는 모양입니다. 소민이는 수박만 먹이고 살구는 먹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소민이가 포크를 들고 살구를 찍으면 할아버지(또는 할머니) 갖다 주세요~”하면 자기는 먹지 않고 열심히 심부름을 했습니다. 목각 오리와 할아버지 안경, 핸드폰을 차례로 들고 놀다가 옆방에서 그림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소민아! 할아버지한테 와~ 읽어줄게.”했더니 책을 나에게 건네고 무릎에 들썩 앉았습니다. 지난번에 동화책을 곧이곧대로 읽어주었더니 금방 싫증을 내었습니다. 이번엔 그림을 보며 얘기를 만들고 등장 주인공 어린이의 이름을 소민이라 불렀습니다. 자기이름과 같은 소민이가 등장하자 호기심이 생기는지 가만히 앉아서 한참 들었습니다.

 

소민이가 과자봉지를 하나 들고 와 할애비에게 내밀었습니다. 뜯어달라는 의미 같은데 소민이에게 먹여서는 안 될 과자였습니다. 소민이는 나만 쳐다보며 기다리는데... 난처했습니다. 포장 테이프를 떼어내 거실바닥에 붙이는 동작을 보여주며 관심을 딴 곳으로 돌려보았습니다. 소민이가 내 의도대로 과자보다는 테이프에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았습니다. 할애비가 어린 손녀를 상대로 잔꾀를 부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할머니도 웃으니 소민이도 따라 웃었습니다. 소민이가 웃는 모습을 보자 할애비는 큰 너털웃음이 나왔습니다. 소민이는 조부모가 함께 웃는 걸 보고 영문도 모른 채 깔깔대며 신나게 웃었습니다.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조손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웠답니다. 한바탕 웃음을 뒤로 하고 하늘정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소민이도 기분이 상쾌한 모양입니다. 미소를 지으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벽에 걸린 장식품을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물건 이름을 얘기해주면 다음 물건을 다시 가리키곤 했습니다.

 

소민이 반응을 보려고 ‘TV 어린이나라에서 춤과 노래가 나오는 프로를 틀어주었습니다.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춤추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이윽고 음악에 맞추어 몸을 들썩였습니다. 조부모가 음악에 맞추어 손뼉을 치자 소민이도 손뼉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잘 한다고 쳐주는 박수하고는 자세와 속도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춤추는 모습과 노래 소리를 들으니 소민이도 신명이 나는 모양입니다. 저녁때는 할머니와 까꿍 놀이에 푹~ 빠졌습니다. 커튼 뒤에 숨었다가 들추어 얼굴을 마주하면 깔깔대며 신나게 웃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내게 안겨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안은 상태에서 짐짓 소민아! 엄마한테 빠이빠이 해라~”며 손을 흔들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나 봅니다.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엄마에게 가려고 손을 뻗었습니다. 괜히 애 마음고생 시키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민아~ 괜찮아. 엄마하고 같이 갈 거야.” 말하자 그제야 안심하는 듯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직 말문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어른들이 하는 말을 대부분 이해하고 나름대로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소민아! 오늘은 조손이 함께 놀며 큰소리로 많이 웃었구나. 노래를 들으며 몸을 들썩일 땐 흥겨웠어요? 재롱도 부리고 사랑도 많이많이 받으세요.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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