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0)

동해안 여행(2020년 첫째 날)

돌샘 2020. 7. 3. 21:26

첫째 날(봉화, 불영사, 백암온천)

(2020.6.20.)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또 여행에 나섰다. 여행을 하면 고생스런 면도 있지만 얻는 재미와 즐거움도 솔솔하다. 이번 여행은 울진으로 향해 가는 여정과 동해안 바다 구경 그리고 속초에서 되돌아오는 일정으로 계획했다. 첫째 날에는 가는 길에 봉화의 명소와 불영사를 구경하고 백암온천에서 쉬기로 했다. 예전엔 꼬불꼬불 죽령고갯길을 힘들게 넘었지만 이젠 고속도로 죽령터널을 지나자 곧 영주가 나왔다. 영주에서 4차선 국도를 타고 봉화 북지리 마애여래좌상을 찾았다. 예상과 달리 교통표지판에 의한 안내가 미흡했다.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자 야산아래 평지에 돌출된 암반을 조각해 조성한 마애여래좌상이 나타났다. 일반적인 마애불의 조각기법과 달리 불상이 완전 도드라지게 조각되어 있었다. 7세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국보 제201호로 지정되어 있었다. 여래좌상은 최근에 세운 보호각 아래 있었는데 조화롭지 못한 느낌이었다. 불상은 장구한 세월 비바람에 풍화 마모되어 보호가 절실했지만, 보호각이 너무 웅장하고 화려해 마애여래좌상이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부근에 있는 닭실마을과 석천계곡을 둘러보고 서동리 동서 삼층석탑도 구경했다.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쌍탑으로 보물 제52호로 지정되어 있었다.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운행하는 분천역에 들렀다. 역 일대는 산타마을이 조성되어 산타 할아버지와 관련된 각종 조형물들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때마침 소나기가 내려 극성을 부리던 더위도 한풀 꺾였다.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 사슴이 끄는 산타의 썰매도 타보고 산타마을의 이모저모를 둘러보았다. 지금은 여름이지만 눈 내리는 겨울에 방문하면 더욱 실감이 날 것 같았다. 계곡 가까이 난 옛 국도를 따라 불영계곡에 접어드니, 산비탈에 늘어선 금강소나무들이 미인을 연상하듯 늘씬하게 쭉~ ~ 뻗었다. 휴게소에 잠시 들러 숲속에 숨은 듯 포옹하고 있는 사랑바위를 구경했다. 골바람이 한결 시원해진 느낌이다. 불영사에 가려면 주차장에서 제법 걸어 들어가야 했다. 맑은 물이 흐르는 불영계곡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를 바라보며 소나무 숲길을 걸었다. 20분 정도 걸어 들어가자 불영사 전각과 넓은 연못이 나타났다. 안내판에 불영사의 볼거리가 소개되어 있었다. 시선을 왼쪽 산등성이로 돌리자 울창한 숲속에 부처형상의 바위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처바위가 연못에 비쳐 불영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대웅전 건물과 계단 아래에서 전각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석조 거북그리고 응진전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예전에 왔을 땐 단출한 느낌이 드는 산사로 인식되었는데, 그 동안 많은 전각들이 들어선 탓인지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숙소가 예약된 백암온천으로 향했다. 가족여행을 다녀간 후, 30년 만에 다시 찾는 셈이다. 온천마을은 세월 따라 크게 확장, 신축되는 등 많이 변했고 옛 기억을 되살릴만한 장소는 보이지 않았다. 당시 딸아이가 아침에 일어나 호텔에서 잤는데 왜 호텔에서 아침밥을 주지 않느냐고 했던 얘기가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초등학교 입학전후의 시기였던 모양이다. 계절적으로 비수기인데다 코로나영향까지 겹쳐 탓인지 온천관광객의 발길이 뜸했다.

 

(마애여래좌상)

 

 

(닭실마을과 삼층석탑)

 

 

(분천역 산타마을, 사랑바위)

 

 

(불영사)

 

 

(백암온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