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하늘정원 물놀이
(2020.8.29.)
소민이가 내가 내민 손을 잡고 즐거운 표정으로 현관을 들어섰습니다. 거실에 앉자마자 할머니가 “전소민~”하고 불렀습니다. 소민이가 “예!”하며 짧고 분명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요즘 소민이는 이름을 부르거나 “알았지?”하고 다짐을 받으면 “예!”하고 대답을 잘 한답니다. 대답하는 모습과 표정이 귀여워 수시로 이름을 부르곤 합니다. 간혹 대답을 하지 않을 땐, “대답해야지~”하면 곧바로 “예!” 합니다. ‘부르고 대답하기’ 면접과정(?)을 거쳐 연습장에 색칠을 하며 놀았습니다. 색칠을 하다가 실수로 거실바닥에 선이 그어져, 내가 휴지로 문질러 지웠습니다. 소민이가 그 과정을 지켜보고는 색연필을 일부러 바닥에 그어 자기가 지우겠다고 나섰습니다. 주위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소민이의 관찰대상이 되고 배움의 장이 되는 모양입니다. 소민이가 할애비 스마트폰을 가져와 건네주고 옆에 앉았습니다. 그 의미를 알았지만 반응을 떠보기 위해 폰을 받아 곁에 놓고는 모른 채했습니다. 소민이가 동영상을 보려고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자 폰을 직접 열어 여기저기를 눌렀습니다. 웃으며 원하는 동영상을 켜주자 내 무릎에 올라앉아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스마트폰에 저장하고 있는 동영상 때문에 요즘 할애비 인기가 좋은 모양입니다.
선풍기를 틀어 놓았지만 습도가 높아 실내가 후덥지근했습니다. 소민이가 동영상을 반복해 보려고 하여 관심을 돌릴 겸 안고 하늘정원에 올라갔습니다. 날씨는 흐렸지만 늦더위가 예사가 아니었습니다. 소민이의 여벌옷이 준비되었다기에 물놀이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대야를 바닥에 놓고 물 분사기를 켠 상태로 고정시켜 건네주자 기쁜 표정으로 받았습니다. 물놀이를 하며 가지고 놀도록 플라스틱 저금통과 흰색, 붉은색 공도 물에 넣어주었습니다. 소민이가 분사기를 손에 들기는 했지만 물줄기 방향을 바꾸는 조종은 서툴렀습니다. 물의 분사방향을 바꾸다가 본의 아니게 아빠와 할애비에게 물세례를 날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시원하게 물속에 앉도록 권했지만 무서운 듯 바닥에 퍼질러 앉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누가 곁에서 물을 살짝 튕겨주거나 뿌려주면 장난을 치며 좋아했습니다. 할머니와 엄마도 소민이가 물놀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답니다.
소민이가 물놀이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한결 시원해진 모양입니다. 요즘 숨바꼭질을 좋아한다기에 얼굴을 벽에 대고 술래 흉내를 내었습니다. 소민이가 자기가 술래를 하겠다고 나서 벽을 보고 섰습니다. 내가 안방 문 뒤쪽에 숨자 문 앞에 서서 방안을 한번 들여다보고는 그냥 돌아섰습니다. “소민아~”하고 불러 나의 존재를 알려주자 방안으로 들어와 두리번거렸습니다. 문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소민아!”하고 부르자 깜짝 놀라면서도 찾은 것이 무척 기쁜 듯 큰소리로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내가 소파에 앉자 뒤쪽 등받이를 타고 오르내리며 놀았습니다. 등받이에 올라 자랑하듯 곧추서거나 몸을 흔들며 주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다가 전등 스위치를 켰다 끄는 재미에 흠뻑 빠졌답니다. 나를 가리키며 ‘할아버지’라 일러주자 ‘하~아지’하며 비슷하게 발음을 따라했습니다. 저녁에는 소민이를 의자에 앉히고 어른들이 먼저 식사를 시작하자 빤히 쳐다보며 기다렸습니다. 할머니가 통닭을 발라주니 그제야 맛있게 먹으며 할머니에게 권하기도 했습니다.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자기 몫을 챙겨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모습이 착했습니다. 소민이가 집에 돌아가기 위해 차를 타고 안전벨트를 맨 후에는 조부모에게 손을 흔들며 활짝 웃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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