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 빨강등대
(2021.2.28.)
3일 연휴의 중간 날. 멀지 않는 곳에 바람을 쐬러 가고 싶은데, 가보지 않은 곳을 찾자니 쉽지 않았다. 시흥에 있는 ‘오이도 빨강등대’를 구경하기로 했다. 집을 나서며 연휴의 중간이니 교통정체는 심하지 않으리라 기대 섞인 전망을 했다. 과천과 평촌을 지나 오이도항 진입로까지는 잘 왔는데, 해안도로부터 꽉 막혔다. 경험칙에 의하면 바닷가 주변에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모양이다. 정신건강을 위해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렸더니, 마침 빠져나가는 차가 있어 고생을 덜했다. 바닷가 호안 쪽은 일렬 주차장이고 뭍 쪽은 음식점이 들어섰는데, 차는 차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가득 찬 느낌이 들었다. 이곳 ‘랜드 마크’인 빨강등대 주변은 걸을 때 사람들의 어깨가 부딪힐 정도였다. 횟집과 조개구이집 외 관광시설이라고는 변변치 않아 보였는데, 의외로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들었다. 호안 위에 ‘생명의 나무 전망대’와 ‘노을의 노래 전망대’가 설치되어 송도신도시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었다.
오이도 선착장으로 나가는 부둣가에는 사람들과 끼룩거리며 떼 지어 나는 갈매기들이 뒤엉켜있었다. 관광객들이 새우깡을 손에 쥐고 머리위로 올리거나 던져주면 갈매기가 쏜살같이 날아와 공중에서 낚아챘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먹이를 찾는 갈매기의 눈매가 발톱만큼이나 날카로워 보였다. 남쪽 해안가에 ‘함상 전망대’가 있다하여 호안 위로 인파를 헤치며 찾아 나섰다. 큼직하게 ‘KOREA COAST GUARD’라 적힌 배가 정박되어 있었지만 수리를 위해 폐쇄되어 아쉬웠다. 방문객들은 특별한 볼거리를 찾아왔다기보다는 ‘코로나’로 답답한 마음도 달래고 바람 쐬러 나온 듯했다. 오이도항을 벗어나 인근에 있는 바닷가 ‘한울공원’에 들렀다. 왼쪽으로는 오이도항, 건너편엔 송도신도시가 빤히 바라보였지만 분위기는 완전 딴판이었다. 어린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 가족과 주변을 조용히 걷거나 그네의자를 타는 연인들만 눈에 띄었다. ‘월곶포구’에 잠시 들렀다가 집으로 향했다. 내일은 종일 봄비가 온다니 집에서 푹 쉬어야겠다.
(오이도)
(한울공원, 월곶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