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선재도 목섬 방문

돌샘 2021. 4. 9. 21:18

선재도 목섬 방문

(2021.4.4.)

가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하고 보고 싶은 걸 보지 못하면, 생각이 더 나는 게 사람의 마음인 모양이다. 2년여 전 영흥도여행길에 선재도부속섬인 목섬을 구경하려 했지만, 물때가 맞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목섬은 모세의 기적처럼 간조시간에 바닷길이 열리는 국내 유명지 중 하나라고 한다. 가보고 싶은 생각은 여전했지만, 물때에 나들이 일정을 맞추는 것이 부담스러워 여태껏 미루어왔다. 요즘처럼 코로나를 의식해 넓은 호수나 바닷가를 즐겨 찾을 땐 목섬 산책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조시간대와 차량 주행 소요시간 그리고 개인일정을 감안하니 4월 초의 주말이 적기였다. 3주째 계속되는 주말 우천예보가 마음에 걸렸지만, 다행히 일요일 오후엔 비가 그칠 예정이라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잔뜩 흐리고 바람마저 세차게 불었지만 비는 그쳤다. 점심을 먹고 바닷바람을 대비해 따뜻한 옷과 목도리를 챙겨 길을 나섰다. 출발할 때 서서히 햇볕이 나기 시작하더니, 시화방조제를 지날 땐 상쾌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시야는 눈부시도록 맑고 깨끗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방조제 휴게소에 들어가 여러 가지 조형물과 바다경치를 둘러보았다. 건너편 인천신항은 물론이고 멀리 인천대교 주탑까지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맑은 날 시화달전망대를 올라볼까 하는 생각에 잠시 줄을 섰지만, 목섬으로 들어가는 물때를 놓칠까 염려돼 서둘러 선재도로 향했다. ‘선재어촌체험마을입구에 이르니, 푸른 목섬으로 연결된 하얀 바닷길이 햇빛에 반짝였다. 바닷길은 조개껍질이 많이 섞인 모래밭으로 연인과 가족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넓게 펼쳐진 갯벌과 조개잡이 체험현장 그리고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목섬으로 다가섰다. 작은 무인도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와, 비탈면엔 분홍빛 진달래가 활짝 피어났다. 섬을 한 바퀴 쭉~ 돌아보니 바닷물이 닿는 아래엔 바위가 들어났지만, 흙으로 덮인 언덕엔 나무가 무성했다. 섬 앞쪽뿐만 아니라 뒤쪽으로도 하얀 바닷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목섬에서 선재도 해변을 바라보니 카페와 음식점 부근에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 중에서 독특한 장식으로 입소문이 난 뻘다방이란 카페에 들렀다. 목섬이 빤히 건너보이는 해변에 자리 잡았는데, 넓은 야외 좌석도 손님들로 가득 찼다. 백사장엔 ‘HAVANA CLUB’이라 적힌 서핑 보드를 중심으로 이국적인 조형물들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카리브 해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그늘막은 야자수 잎으로 지붕을 엮어놓았다. 북적이는 손님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벗고 무얼 마시거나 먹을 엄두가 나질 않아 둘러만 보고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화달전망대관람시간을 문의하니 아직 여유가 있었다. 줄을 서 전망대 엘리베이터 탑승차례를 기다리는데, 저녁 무렵이라 제법 쌀쌀한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이윽고 전망대에 올라 밖을 바라보니, 송도신도시와 인천대교, 길게 뻗은 방조제 그리고 시화호를 가로지르는 송전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지상에서 보는 것보다 더 넓고 멀리까지 볼 수 있어 좋았다. 쾌청한 봄날 툭~ 트인 바다와 호수의 경치를 감상하며 겨우내 쌓였던 답답함을 훌훌 털어내었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이 허락되는 한,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배우는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

 

(선재도 목섬의 '물때 시간표'는 선재어촌체험마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재도 목섬)

 

 

(뻘다방 외부)

 

 

(시화달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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