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2~3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하늘정원 물놀이

돌샘 2021. 7. 30. 20:56

소민이의 하늘정원 물놀이

(2021.7.24.)

아침에 모처럼 집안대청소를 하고 에어컨도 가동했습니다. 에어컨 없이 버티다가 어젯밤 열대야에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섰습니다. 소민이가 현관을 들어서더니 시원한 느낌이 좋은 듯 연신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오는 길 차안에서 할머니집에 에어컨이 있는지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소민이에게 공주 스티커 왕이란 스티커 책을 선물하자 활짝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작은 선물에도 좋아하니, 할애비가 손녀에게 점수 따기는 어렵지 않았답니다. 소파에 앉아 아빠와 스티커를 붙이다가 할부지! 여기 앉아요~”하며 자기 곁에 앉도록 친근감을 나타내었습니다. 소민이가 다이얼을 무작위로 눌러 전화기에서 잘못된 번호를 눌렀습니다~”하는 메시지가 들리면 할머니! 어디에요?”하고 묻고, 전화기를 끊을 때는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소민이의 어휘력과 말의 구성이 세 살배기치고는 상당한 수준인 듯합니다.

 

점심 땐 할머니가 별미로 냉면과 오징어를 넣은 호박전을 준비했습니다. 소민인 호박전에 들어있는 오징어가 맛있나 봅니다. “아빠! 오징어 주세요.”하여, 전에 든 오징어를 골라주면 잘 먹었습니다. 냉면을 한입 가득 넣고 먹기도 했지만 많이 먹지는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냉면을 가리키며 이거 다 먹으면 맛있는 거 줄 건데...”하자, 소민이가 뭔데요?”하며 무얼 줄 건지 내용을 캐물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갈 즈음 할머니가 콘 먹을 사람?”하며 묻자, 소민이가 손을 번쩍 들며 큰 소리로 저요!”했습니다. 이제 한사람 몫을 단단히 하는 것 같습니다. ‘핑크퐁을 틀어 달라고 하여 틀었더니, 소민이가 안방에 들어가 개어 놓은 보료를 들고 나가자고 했습니다. 거실바닥에 깔아놓고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출 모양입니다. 화면에 나오는 율동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다가 가사를 잘 아는 노래가 나오자 큰소리로 따라 불렀습니다. 기분도 좋고 신이 나는 듯, 환한 얼굴로 몸을 경쾌하게 움직였습니다.

 

소민이가 할애비 손을 잡더니 2층에 올라가자고 했습니다. 컴퓨터 방에 들어가 자동차를 몇 바퀴 타고 나서 뒷방으로 갔습니다. 물놀이 용품을 찾는 듯 두리번거려 비닐 수조를 들어 보여주었더니,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답니다. 조손이 한여름의 더위 속에 하늘정원 물놀이를 시작했습니다. 할머니와 아빠는 컴퓨터 작업하느라 바쁜지 나와 보지도 않았답니다. 소민이가 분사기를 들고 처음엔 점잖게 테이블과 의자를 향해 물을 쏘고, 조리개에 물을 넣기도 했습니다. 비닐 수조에 들어가더니 분사기를 휘저으며 물을 뿌리고 급기야는 머리 위로도 물을 쏘았습니다. 물놀이에 박진감이 더해지더니 이윽고 물줄기가 할애비에게로 날아들었습니다. 물놀이에 맞장구를 치며 흥미를 돋우고, 더위도 식힐 겸 옷이 젖어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할애비가 분사기를 잡고 소민이 바지와 다리를 향해 물을 쏘자, 피하기는커녕 시원한 듯 반겼답니다.

 

소민이가 소파 위에서 거실 보료로 펄쩍펄쩍 뛰어내리는 동작을 선보였습니다. 평소 위험한 놀이엔 겁을 내는 편인데... 기분이 좋아 용감한 행동을 과시(?)하려나 봅니다. 커튼 뒤에 숨어 숨바꼭질을 하다가 할머니가 삶아주신 옥수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소민이가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던 중에 할머니께 젤리 줄게요!”했습니다. 할머니가 젤리가 하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하자, “나누어 먹으면 돼요.”했습니다. 소민이가 집에 돌아갈 때 배웅하러 주차장에 내려갔습니다. 소민이가 차를 타고 안전시트에 앉자, 엄마가 조그만 젤리 한 봉지를 건넸습니다. 소민이가 젤리 봉지를 힘껏 찢어 개봉하더니, 젤리 하나를 꺼내 할머니께 주었습니다. 옆에 있던 할애비에게도 하나 건네주고 나서, 자기도 먹었답니다. 소민이가 스스로 했던 말을 기억하고, 약속을 지키는 태도가 제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