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메밀밭, 용굴 촛대바위길 탐방

돌샘 2021. 9. 11. 18:46

메밀밭, 용굴 촛대바위길 탐방

(2021.9.4.)

이른 가을. 이맘때면 메밀꽃이 필 시기다. 삼척 해변으로 가는 길에 봉평메밀밭에 들리기로 했다. 십수 년 전 봉평을 찾았을 때 하얀 꽃이 만발했던 넓은 메밀밭과 힘차게 돌아가던 물레방아가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다시 찾은 산골 메밀밭과 이효석작가 생가 터 주변은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언덕엔 작가의 생애와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문학관이 들어섰고, 생가를 재현해 놓은 효석달빛언덕도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예전 생가 터를 찾았더니 주변엔 메밀전문음식점들이 성업 중이었다. 메밀밭엔 예나 지금이나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묘사된 산골의 정취는 찾을 길이 없었다.

 

별미인 메밀국수와 메밀묵밥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삼척 용굴 촛대바위길로 향했다. 어느 스님이 동해휴게소에서 바라보는 바다경치가 일품이라고 소개했던 글이 문득 떠올랐다. 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린 끝에 동해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는 망상해변 한옥촌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언덕에 자리했다. 하얀 구름이 간간이 떠 있는 푸른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쪽빛 바다가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수평선이 유난히도 선명하여 비현실적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넓고 길게 펼쳐진 망상해변도 멋진 풍광을 연출하는데 일조를 했다. 다만 한옥촌 한편에 파헤쳐진 공사 현장이 보이는 게 옥에 티였다.

 

조그만 어촌인 삼척 초곡항에 들어서자 용굴 촛대바위길안내판이 보였다. 해안절벽을 따라 데크 교량이 설치되고 중간 중간에 전망대가 조성되어 구경하기 편리했다. 파도가 끝없이 밀려와 갯바위에 부딪히고, 하얀 포말만 남기고 사라지는 광경에서 바다의 정취가 느껴졌다. 전망대에 서서 망망대해와 수평선을 한참 바라보고는 독특한 형상의 바위와 경치 감상에 나섰다. 출렁다리를 건너고 갯바위 경사 계단을 오르는 재미도 있었다. 촛대바위는 얼른 알아봤지만, 거북바위와 사자바위 등 기암괴석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해식동굴인 용굴은 제법 깊게 형성된 듯 파도가 넘실거려 끝을 확인할 수 없었다. ‘오십천천변 암반 위에 세워진 죽서루를 찾았다. 마침 보수공사 중이라 누각에 오르지 못하고 바라만 봐야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구경하라는 뜻인 모양이다.

 

(봉평 메밀밭)

 

 

 

(동해 휴게소)

 

 

(용굴 촛대바위길)

 

 

(죽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