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추암, 도째비골, 휴휴암 탐방

돌샘 2021. 9. 11. 19:19

추암, 도째비골, 휴휴암 탐방

(2021.9.5.)

동해에서 속초로 향하는 여정의 첫 목적지는 삼척과 인접한 추암 촛대바위가 되었다. 눈에 익은 지역이지만 출렁다리가 신설되었다는 소식에 다시 들렀다. ‘해암정이라는 정자를 거쳐 촛대바위가 잘 바라보이는 언덕에 올랐다. 그동안 바위의 크기나 모양엔 변화가 없었겠지만 각종 편의시설들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촛대바위를 바라보다가 문득 제주도 외돌개와 삼척 용굴 촛대바위가 떠올랐다. 크기는 달라도 생김새에 공통점이 있는 모양이다. 건너편 언덕에 설치된 출렁다리에 올라서니 석림(라피에)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간 추암은 촛대바위 위주로 구경했는데, 출렁다리 덕분에 석림을 두루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멀리 삼척 쏠비치이사부 사자공원도 시야에 들어오고 비탈면에 조성된 조각공원으로도 연결되었다.

 

묵호등대는 작년 초에 들린 곳이지만, 도째비골 스카이밸리해랑전망대가 새로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았다. 등대 아래를 지나 입장료를 지불하고 도째비(도깨비의 방언)골에 들어섰다. 고공으로 날아가는 자전거 스카이사이클과 슈트를 타고 타워를 내려가는 자이언트슬라이드라는 놀이시설이 특별해 보였다. 스카이밸리를 걸으며 각종 조형물을 구경하고 색다른 시각으로 바다경치를 조망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해변에 조성된 해랑전망대에도 들렀다. 전망대에서는 바다경치도 좋았지만 스카이밸리와 등대, ‘논골담길건물들이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이 볼만 했다. 점심땐 해변에 있는 곰치국전문점을 찾았다. 주인장으로부터 곰치와 물매기를 구분하는 방법, 생존 수심, 수조 온도관리 등에 관한 강제교육(?)을 받았다. 맛이 없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고 큰소리치더니, 싱싱한 맛은 일품이었다.

 

갑자기 세찬 소나기가 쏟아졌다. 빗속에 금진항을 거쳐 해안도로를 타고 정동심곡 바다부채길로 향했다. 운전 중에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보라가 공중으로 치솟는 광경이 보였다. 심곡항에 도착하자 비는 그쳤지만 부채길은 보수공사로 폐쇄되어 있었다. 어제 용굴 촛대바위길을 걸으며 망망대해와 해안절벽의 경치를 충분히 즐긴 덕분에 미련은 없었다. 방파제에 올라 낚시꾼들이 학꽁치를 낚아 올리는 모습을 잠시 구경하고 정동진으로 향했다. 정동진역 일대는 여러 번 들렀던 곳이라 비치크루즈 해변을 찾았다. 방파제 끝 바닷가에 범선 모양으로 건축된 건물의 카페에 들렀다. 정동진 해변이 빤히 쳐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모처럼 망중한을 즐겨보았다.

 

강릉을 지나 속초로 향하다가 양양 휴휴암에 잠시 들렸다. 암자의 전각 이름이 절에서 흔히 보던 명칭과는 사뭇 달랐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절집 넓은 뜰에는 다양한 석상들이 조성되어 있었다. 물결이 제법 높게 일어 세찬 파도소리와 함께 하얀 물보라가 반석 위로 튀어 오르는 광경이 반복되었다. 바닷가 한쪽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이 보였다. 뭔가 하고 다가섰더니, 방생된 물고기들이 넓은 바다로 나가지 않고 떼를 지어 몰려있었다. 방문객들이 던져주는 먹이에 따른 본능적인 행동이겠지만 물고기 떼가 신기해 보였다. 대포항에 들러 저녁 먹거리를 준비하는데 비가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졌다. 우리의 일정이 끝나도록 힘들게 기다렸던 모양이다.

 

(추암 촛대바위)

 

 

(묵호 도째비골)

 

 

(심곡항, 정동진)

 

 

(휴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