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전등사 탐방
(2021.9.18.)
긴 연휴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아침에는 하늘정원에 올라가 꽃들의 상태를 살피며 화분 정리를 했다. 일을 하는 도중에 시선이 자꾸 청명한 가을 하늘에 가서 머문다. 휴일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운 모양이다. 어디 나들이라도 가 바람이나 쐬고 올까? 문득 강화도에 있는 전등사가 떠올랐다. 그간 강화도를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해안과 부속 섬 위주로 방문했다. 전등사를 찾은 지는 20년이 넘은 것 같다. 점심을 먹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올림픽대로와 김포한강로를 타고 한강 하류 쪽으로 향했다. 김포를 지나는 동안 부분적인 교통 정체가 발생했지만 평소에 비해서는 양호했다. 드넓은 들판에는 벼가 고개를 숙이고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전등사 입구에 이르러 남문으로 진입해야 할지 동문으로 들어가야 할지 헷갈렸다. 경험칙을 발휘해 먼저 나타난 남문으로 진입했다. 매표소를 지나 절로 걸어 오르는 중간에 산성이 나타났다. 정족산성(鼎足山城)이라 알고 있었는데, 정식 명칭은 ‘강화 삼랑성(三郞城)’이라고 했다. 성문 위에는 종해루(宗海樓)라는 누각이 복원되어 있었다. 전등사 정문 역할을 하는 대조루(對潮樓) 아래를 통해 경내로 들어섰다. 대웅전 옆문을 통해 불상과 불단 위 닫집을 살펴보았다. 산 아래를 굽어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강화와 김포사이 푸른 바다(염하)가 고개를 내밀었다. ‘정족산사고지’에 오르니 공사 중이라 담장 너머로 복원된 건물만 바라봤다. ‘정족산성진지’ 터를 둘러보고 절집 마당으로 되돌아왔다. 숲속 전각들과 우람한 고목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대조루 옆 단풍나무를 비롯해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노거수들이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었다. 수령이 오래된 노송들로 인해 산사의 정취가 한껏 돋보이는 듯했다.
강화도를 돌아 나오는 길에 부속 섬인 동검도에 들렀다. 해넘이 구경을 하러 몇 번 찾았던 작은 섬이다.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들어가자 바다 쪽엔 넓은 개펄과 작은 무인도, 길옆엔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들어섰다. 하늘에 떠있는 하얀 구름들이 입체감을 더해 가니, 파란 가을하늘이 더욱 높아보였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곳 방파제 위에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낚시구경도 할 겸 방파제가 끝나는 곳까지 천천히 걸었다. 잔잔한 바다에는 빈 배만 한가로이 떠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고 있었다. 바다 건너편엔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영종대교가 마치 장난감처럼 가마득히 보였다.
(전등사)
(동검도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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