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남산 공원길 단풍놀이

돌샘 2021. 11. 27. 10:59

남산 공원길 단풍놀이

(2021.11.20.)

남대문 시장에 볼 일이 있어 들리는 김에 남산 공원길 단풍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지역별 단풍 절정시기가 예보되지만, 같은 지역이라도 나무의 종류(수종)에 따라 낙엽 지는 시기가 다르다. 특히 단풍나무는 일반 나무들이 낙엽지고 난 후에도 고운 빛깔의 단풍잎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 이맘때쯤 남산야외식물원 쪽에서 공원을 오르니, 낙엽이 지고 가지만 앙상했다. 그러나 국립극장을 지나 북쪽 공원길에 접어드니, 수채화 물감을 뿌려놓은 듯 색색깔의 단풍이 한창이었다. 공원길 주변에 봄꽃이 예쁜 개나리, 벚꽃나무와 더불어 단풍이 아름다운 단풍나무를 많이 심어놓았나 보다. 작년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도 그곳에 가면 고운 단풍을 구경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남산에 올랐다.

 

남대문 쪽에서 남산공원으로 접근해 서울 한양도성길을 걷다가 단풍잎이 많은 오솔길을 거쳐 소파로에 들어섰다. 붉은색과 주황색, 노르스름한 빛깔을 띈 단풍들이 절정을 이루었고, 멀리 공중엔 케이블카가 오갔다. 조금 걸어가자 차량통행이 금지된 남산 공원길이 나왔다. 주말이라 삼삼오오 산책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길 좌우로 단풍뿐만 아니라 목벽산 호랭이라는 한옥 음식점, 조지훈 시비와 꽃밭, ‘와룡묘가 번갈아 나타나 무료할 겨를이 없었다. 단풍이 길 양쪽으로 이어지다가 중앙에서 만나 아름다운 숲 터널을 이루기도 했다. 남산 정상에 있는 N타워는 석양빛을 받아 밝게 빛났다. 길가에 서울 관련 풍경을 비롯한 사진들을 전시해 놓은 구간도 보였다. 어느덧 하늘엔 연분홍 노을이 지고 N타워엔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멋진 단풍 길은 끝날 듯 쉽게 끝나지 않았다. 땅거미가 내려앉아 숲이 우거진 구간에 들어서면 어둑했다. 다행히 스마트폰 사진은 실물보다 밝게 나와, 멋진 풍경을 마음에 새기며 사진에도 담았다. 이윽고 가로등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밤 벚꽃놀이야 해봤지만 밤 단풍놀이는 처음 해보는 셈이다. 해가 지고 나니 냉기가 느껴졌지만 밤 단풍놀이도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단풍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국립극장 불빛이 보이고 활터인 석호정이 나타났다. 우린 장충단 공원으로 내려가는 계단 길을 택했다. 가로등이 유난히 밝게 빛나는 계단을 따라 남산을 내려왔다. 남산으로 향하기 시작한지 대략 1시간 40분이 지났다. 해가 지고 나니 주위가 금방 어두워졌다. 이제 올가을과 이별하고 내년을 기약할 시간이다.

 

(남산 오르는 길)

 

 

(남산 공원길)

 

 

(노을과 밤 단풍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