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사,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오도재
(2021.9.24.) 여행 셋째 날
아침에 실상사로 향했다. 남원에서 함양으로 가다가 지리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0여 년 전에 한번 들렀던 곳이지만 지나는 길은 낯설기만 했다. 하천에 설치된 ‘해탈교’ 양쪽을 지키는 돌장승을 보자 옛 기억이 되살아났다. 절 입구에 돌장승이 서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라 인상에 남았던 모양이다. 천왕문을 지나 절 안으로 들어서니 고즈넉한 분위기에 따가운 가을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고요함 속에 스님의 독경소리가 낭랑하게 들려왔다. 범종각을 지나 동서 3층 석탑과 석등, 보광전, 약사전, 목탑지 순으로 관람을 했다. 견학 온 어린이마냥 안내문을 자세히 읽고 유적의 면면을 살폈다. 공식적인 문화재 안내판 옆에 인월중학 학생들이 만든 목재 안내판이 세워져 눈길을 끌었다.
보물로 지정된 석등을 관람할 때였다. 석등 앞에 처음 보는 검게 변색된 석물이 놓여 있었지만, 용도가 무엇인지 낯설기만 했다. 안내판을 유심히 읽어봐도 관련 설명은 없었다. 혹시나 하고 학생들이 작성한 안내문을 읽으니 첫 문장에 “이 석등은 우리나라에서 계단이 남아있는 유일한 석등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궁금해 하던 것을 콕 집어 설명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문화재 안내판의 설명내용에는 전문적인 사항과 더불어, 관람객들이 궁금해 할 사항도 필요한 것 같다. 예전에 실상사를 방문했을 때 쇠로 만든 ‘철불’을 본 것 같은데 얼른 보이지 않았다. 내 기억이 잘못 됐나 생각하며 약사전에 들렀는데 그곳에 ‘철조여래좌상’이 모셔져 있었다. 실상사 목탑은 고려시대에 축조되었으나 소실되고 초석만 남아 있었다.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하니 대단한 크기였다. 안내문에 설명된 목탑 계단의 유구를 직접 확인하고는 흐뭇한 마음으로 다시 길을 나섰다.
함양 상림을 찾았다.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가 열리고 있어 구경을 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상림은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임시주차장에서 엑스포장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었다. 엑스포장엔 다양한 종류의 꽃밭이 넓게 조성되고 이색적인 조형물이 설치돼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당초 상림과 엑스포장을 대충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적잖은 입장료를 내었으니 산삼전시관을 구경해야 할 것 같았다. 다양한 수령의 산삼을 구경하며 설명도 들었다. 엑스포장과 연결된 상림 숲을 한 바퀴 쭉~ 둘러보고 ‘오도재’로 향했다. ‘오도재’ 정상에 이르자 도로 한가운데에 ‘지리산 제1문’이라는 육중한 성문과 문루가 설치되어 있었다. 성문 주변엔 다양한 시문이 새겨진 시비(詩碑)들과 산신각이 세워져 있었다. 휴게소 전망대에 올라서니 멀리 산봉우리들이 길게 펼쳐져 있고, 그 아래 함양이 보였다. 오도재를 넘어 ‘지리산조망공원’으로 내려갔다. 정자 앞에서 멀리 맞은편 능선을 바라보니 지리산 제1봉인 천왕봉(1915m)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왔다.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언제였던가? 천왕봉에 올랐던 옛일이 꿈길처럼 까마득하게 여겨졌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귀경 길에 올랐다.
(실상사)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오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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