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장곡사, 장승공원 방문

돌샘 2021. 12. 9. 13:44

(2021.10.31.~11.5)

<2021년 서남해안과 내륙여행을 시작하며>

하기휴가를 아껴 놓았다가 가을에 56일 국내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당일 다녀오기 힘든 서남해안과 중부내륙 지역으로 정했다. 제주도 여행도 생각해 봤지만 몇 번 다녀왔고,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장거리 운전이 필요한 육지여행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했다.

국내여행 56일은 상당히 긴 것으로 생각됐지만 막상 계획을 세워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여행 시 방문할 명승지나 유적지 등 구경할 장소는 내가 초안을 잡고, 지역별 숙소와 맛볼 별미 음식은 집사람이 선정해 협의했다. 여행계획부터 분업과 협의를 한 덕분에 의견 충돌 없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장곡사, 장승공원 방문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첫째 날-1(2021.10.31.)

일요일 아침 회사 출근 시간대에 충남 청양군 천장호를 향해 여행의 첫발을 내딛었다. 교통이 정체 없이 원활해 예상 시간보다 상당히 일찍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행을 토요일 시작하지 않고 일요일 시작한 경험적인 논리가 잘 맞아 떨어진 셈이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호숫가 숲길을 걸어 출렁다리로 내려갔다. 출렁다리는 길이가 207m인데, 2009년도 준공 기준으로 국내 최장이고 동양에서 두 번째 긴 다리라고 했다. 다리의 입구 쪽 주탑에는 청양의 명물인 붉은 청양고추 조형물이 장식되고, 건너편 호숫가에는 칠갑산 전설에 나온다는 황룡과 호랑이 조형물이 설치됐다.

푸른 호수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산들을 바라보니 가을나들이 나온 실감이 났다. 다리를 건널 때 상하좌우로 많이 흔들거려 그야말로 출렁다리였다. 젊은이들은 재미로 다리를 굴려 흔들었고, 노인들은 어지러워 하니 자연히 세대가 구분되었다.

 

한적한 산간 도로와 계곡 길을 지나 장곡사로 향했다. 가로수는 물론이고 주변 나뭇가지마다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낙엽 구르는 소리와 모습이 정겨워 차창을 내려 보았다. 장곡사 가는 길은 국내 아름다운 길 100에 선정되기도 했단다.

칠갑산장곡사(七甲山長谷寺)’라 적힌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섰다. 운학루(雲鶴樓) 아래를 지나 계단을 올라서자 대웅전이 나타났다. 전각들이 많지 않은 사찰이지만 언덕에 또 하나의 대웅전이 있는 특이한 구조였다. 상대웅전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에는 방문객들이 꽤 많았다.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자 나뭇가지의 단풍들이 스르르 낙엽 되어 바람에 날렸다. 늦가을의 풍경이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주위 모든 사람들이 ~~’하며 일제히 감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대웅전은 자그맣고 평범해 보였지만, 건물 자체가 보물이고 약사여래좌상은 국보, 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이라 했다. 뜰 앞 감나무에 빨간 감이 주렁주렁 매달렸고, 가지사이로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지나고 있었다.

 

장곡사 아랫마을에 칠갑산 장승공원이 있어 잠시 들렀다. 장승테마공원은 1999년도에 조성됐다고 한다. 중앙에 있는 전국 최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에 자연히 눈길이 갔다. 공원엔 청양마을 장승, 시대별 장승, 창작 장승, 외국 장승 등 여러 종류의 장승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장승은 많았지만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장승공원에 어울리는 이야기꺼리를 만들면 어떨까?

 

(천장호 출렁다리)

 

 

(칠갑산장곡사)

 

 

 

(장승테마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