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장흥 정남진 전망대, 소등섬 방문

돌샘 2021. 12. 9. 13:53

장흥 정남진 전망대, 소등섬 방문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둘째 날-2(2021.11.1.)

장흥 정남진 전망대로 향하는 해안도로는 드라이브하기 좋았다. 한적하고 꼬불꼬불한 해안 도로를 한참 달리자 멀리 언덕너머로 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 정문을 들어섰지만 전망대에는 방문객도 주차된 차량도 보이지 않았다. 타워 출입문으로 갔더니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을 읽은 순간 실망스러운 기분이 스쳤지만, 금방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전망대가 해안 높은 언덕에 위치한 까닭에 구태여 타워에 오르지 않아도 주변 경치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바다와 해안 풍광을 즐기는 사이 어느덧 석양은 서산으로 기울고, 하늘가에는 붉은 노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노을이 지는 해안 언덕의 넓고 커다란 전망대를 전용하듯 즐겼다. 마스크를 벗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바다와 해안 풍광을 바라보며 얘기도 나누었다. 전망대가 휴관이라 전망대에서 더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역설적이었다.

 

전망대 언덕을 나와 땅거미가 내려앉는 정남진 해안도로를 타고 소등섬으로 향했다. 방조제 위를 천천히 달릴 때는 시간이 정지한 듯 한동안 차량도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주위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푸른 나무들이 짜임새 있게 자란 조그만 바위섬이 나타났다. 돌을 쌓아 만든 좁은 진입로가 보였고, 길 아래에는 바닷물이 찰랑거렸다.

소등(小燈)은 먼 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남편이나 가족들을 위해 호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섬에는 당 할머니상과 행운우체통이 설치되어 있었다. 소등섬을 마주 보는 육지 언덕에는 소등섬의 빛이라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어찌 보면 평범하고 작은 섬이지만 스토리텔링을 통해 널리 알려진 섬이 되었다.

 

(정남진 전망대)

 

 

(소등섬)

 

(장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