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원미진달래동산

돌샘 2022. 4. 16. 10:24

원미진달래동산

(2022.4.9.)

진달래꽃은 어린 시절부터 이른 봄 야산에 핀 모습을 심심찮게 보며 자랐다. ‘참꽃이라 부르며 싱싱한 꽃송이를 따먹기도 했다. 중학생이 되어 김소월 시() ‘진달래꽃을 배우면서 더욱 친근해졌다. 전국 어느 산등성이에나 가리지 않고 피는 꽃이라 구태여 꽃구경을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심지에 살면서부터는 진달래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해가 더 많아진 것 같다.

우연한 기회에 원미진달래동산에 진달래꽃이 불타오르듯 활짝 핀 사진을 봤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주말을 맞아 추억속의 꽃구경 겸 사진 속의 명소를 찾아 길을 나섰다. 부천 종합운동장을 지나 동산 입구에 접어들자 눈앞에 보이는 언덕 비탈면이 온통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잎이 없는 상태에 핀 꽃이라 화사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청초한 모습이다. 동네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산홍이나 잎이 난 후에 꽃이 피는 철쭉과는 느낌이 달랐다.

 

능선 쪽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동산 전체의 풍광을 감상키로 했다. 능선 건너편에는 입구 쪽보다 더 넓은 비탈면에 분홍빛 카펫이 깔린 듯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동산 전체가 말 그대로 꽃 대궐을 이루어 분홍빛 향연이 펼쳐진 모습이었다. 추억 속 진달래꽃이 이른 봄 야산에 숨겨진 보석이라면, 지금 눈앞에 펼쳐진 진달래꽃은 밤하늘 가득 수놓은 화려한 불꽃인 듯했다.

귀여운 손주의 재롱을 받으며 함께하는 꽃구경은 꿈속을 거니는 기분이었다. 동산을 오를 때는 진달래꽃시에 나오는 을 생각해보며 걸었는데, 내려올 때는 예쁜 손녀를 안고 즐거운 마음으로 조심조심 걸었다. 화사한 분홍빛 진달래꽃 사이에서 흩어진 옛 추억들도 줍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새로운 추억도 남겨 놓고 왔다.

 

 

'돌샘 이야기 > 여행과 답사(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산 둘레길과 한옥마을  (0) 2022.04.24
양재천과 시민의 숲 벚꽃  (0) 2022.04.16
응봉산 개나리꽃 구경  (0) 2022.04.09
창덕궁 인정전과 대조전  (0) 2022.03.26
창덕궁 후원 탐방(2)  (0) 202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