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개나리꽃 구경
(2022.4.2.)
소민이가 놀러와 재롱을 부리다가 점심을 먹고 세시쯤 돌아갔다. 응봉산에 개나리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인데, 다음 주말이면 절정기가 지나버릴 것 같다. 노란 개나리꽃은 병아리와 애기를 연상시켜 더욱 가냘프고 귀엽게 여겨진다. 가지에 연둣빛 잎이 돋아나면 아름다움은 한풀 꺾여버릴 테지... 생각난 김에 길을 나서기로 했다.
지하철 3호선 금호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산자락에 내렸다. 도로변에서 언덕으로 난 계단을 오르자 여기저기 노란 개나리꽃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챌린지 타워’ 앞에 이르니 몇 년 전 흔들다리를 건넜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걸음을 멈췄다. 다리 건너편에는 갖가지 놀이시설을 갖춘 광장이 나왔다. 동쪽 전망대에 올라서자 중랑천과 서울숲 방향의 툭 트인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남쪽 비탈면 능선을 따라 설치된 데크에서 꽃과 배경이 되는 풍광을 감상하며 천천히 정상 쪽으로 걸었다. 한강방향 드넓은 비탈면은 온통 개나리꽃으로 덮여 절경을 이루었다. 개나리의 노란 꽃송이는 늦은 오후의 햇빛을 받아 붉은 기운이 살짝 감도는 듯했다. 방문객들 저마다 난간에 기대어 멋진 사진을 찍느라 걸음이 멈춰서기도 했다. 바위틈에 피어난 개나리꽃은 푸른 강물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발아래 용비교와 강북강변도로에는 길게 교통정체가 발생한 모습이다. 한강 상류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롯데월드타워와 올림픽경기장, 청담대교, 영동대교가 차례로 보였다. 하류 쪽으론 동호대교, 한남대교, 반포대교 그리고 멀리 관악산까지 까마득히 시야에 들어왔다.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하니 동쪽에 있는 건물 벽체가 햇빛을 받아 더욱 환했다. 시가지 한가운데로 흐르는 한강은 언제 보아도 유유히 변함없는 모습이다.
꽃구경과 한강유역 경치구경에 힘든 줄 모르고 정상부 팔각정에 도달했다. 팔각정 주변의 넓은 뜰은 방문객들로 왁자지껄하고 어수선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개나리가 만발한 주말에 맞춰 백일장 글짓기대회를 열었나 보다. 한강방향 전망대는 사진촬영 명소인 듯, 수십 명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응봉산을 뒤덮은 개나리꽃과 봄기운이 가득한 한강변 전경 그리고 석양에 빛나는 시가지 모습을 한꺼번에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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