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탐방
(2022.4.30.)
오늘은 4월의 마지막 날, 내일이면 계절의 여왕인 오월에 접어든다. 산과 들은 온통 신록과 꽃향기로 가득하다. 오전에는 하늘정원에 나가 새로 핀 꽃들을 살피고 보기 좋게 위치를 이동시켰다. 오후엔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교외로 나갈까 하다가 창경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고궁도 고궁이려니와 밤 벚꽃놀이와 보트를 타던 ‘창경원’의 옛 추억이 아련히 떠올랐기 때문이다.
‘홍화문(弘化門:보물)’으로 들어가 돌다리인 ‘옥천교(보물)’를 건넜다. ‘명전문(보물)’을 들어서자 창경궁의 중심 전각인 ‘명정전(明政殿:국보)’이 높은 월대 위에 자리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각 궁궐에 남아있는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문정전’, ‘숭문당’과 ‘함인정’, ‘경춘전’과 ‘환경전’, ‘영춘헌’과 ‘집복헌’, ‘통명전(보물)’과 ‘양화당’을 차례로 둘러보고, 궁궐 뒤쪽에 난 언덕 위 숲길을 걸었다.
영춘헌 뒤편 언덕에 이르자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했던 ‘풍기대(보물,18세기)’와 입체 해시계인 ‘앙부일구(모사품,17세기)’가 전시돼 있었다. 숲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는 ‘성종태실 및 태실비’가 눈에 띄었다. 경기도 광주에 있던 것을 1928년경 연구용으로 이곳에 옮겨왔다고 한다.
완만한 경사 길을 따라 내려가니 주변에 온갖 꽃들이 만발한 연못 ‘춘당지’가 나타났다. 옛날에 보트를 타던 장소로 밤 벚꽃놀이가 벌어지면 불을 환하게 밝히던 곳이다. 말끔하게 정비를 하고 연못 가운데 섬을 조성하는 등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연못 북쪽 가장자리엔 팔각칠층석탑(보물)이 세워져 있었는데, 생김새가 특이해 한참을 살폈다. 청사초롱이 연못 둘레에 매달려 있는 걸 보니 요즘 야간개장을 하나보다.
춘당지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대온실(식물원)이 나왔다. 온실 앞에는 세련된 형상의 분수와 마주보는 독특한 생김새의 소나무 한 쌍이 방문객을 맞았다. 온실 안에는 정성 드려 키운 다양한 수종의 분재가 자라고 있었다. 창덕궁 후원의 애련지에서 바라보이던 바로 그 유리 온실이었다. 관람을 마치고 연못가에 화사하게 핀 철쭉들을 바라보며 출구로 향했다. 주변 숲은 ‘자생식물 학습장’인데, ‘백송’의 색상과 수형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였다.
창경궁은 궁궐 전각 관람과 역사적인 탐구도 좋지만, 울창한 숲과 연못 그리고 산책길이 잘 갖추어진 휴식공간으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경치가 좋은 창덕궁 후원은 사전에 예약하여 단체관람을 해야 하지만, 창경궁은 편리하게 입장해 자유롭게 관람과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창경궁 궁궐)
(춘당지, 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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