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계곡 피서와 소나기
(2022.7.30.)
금주와 다음 주가 올 더위의 피크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주말엔 손주들과 ‘용문사계곡’에 물놀이 갈 계획이니, 오늘은 사전 답사를 겸해 그곳에 피서를 가기로 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느긋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미사리에서는 경춘 고속도로 진입 차량과 엉켜 지체되더니 팔당대교 부근에서는 차가 아예 움직이질 않았다. 한여름 피서 철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대단한 정체였다. 마음 편하게 먹고 팔당댐과 ‘팔당 전망대’, ‘물안개공원’으로 우회하여 용문사로 향했다.
평상시 2시간이면 될 거리를 4시간이나 걸리면서 우회하여 도착했다. 내비게이션으로 참고삼아 확인해 보니 지금 출발하면 2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는데 정말일까? 춘천과 동해안 지역으로 피서 가는 차량들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에 통과했나 보다. 용문산관광지 정문을 들어서는데 숲속에 낯익은 조형물들이 우리를 반겼다. 손주들과 이곳을 찾았을 때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물놀이를 즐겼던 옛 추억이 떠올랐다. 자료를 찾아 봤더니 2018년 6월에는 준모와 지우 그리고 2019년 8월에는 소민이도 함께 왔던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하천 주변에는 어린아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물놀이에 바빴고 둔덕엔 텐트도 보였다. 다리 아래 그늘진 곳은 인기가 좋은 듯 사람들로 북적대었다. 어린이들이 노는 하천 주변에는 햇볕이 드니 어른들은 주로 그늘진 숲속 계곡에 올라가 피서를 즐겼다. 일주문을 통과해 용문사 오르는 숲길에 접어들자 울창한 숲에서 매미 소리가 요란했다.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 다리에 오르자 상, 하류 물가에 피서객들이 빈틈없이 들어앉은 모습이 보였다. 숲속 계곡을 찾아 피서를 즐기는 인파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상류 쪽으로 걸어가면서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만한 공간을 열심히 찾았다. 명당자리는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차지했을 테니 일단 앉을 만한 바위만 있으면 괜찮았다. 젖지 않은 바위를 찾아 돗자리를 깔고 짐을 올려놓은 후 시원한 물에 발부터 담갔다. 물이 흐르는 공간에 간이의자를 펼쳐 놓고 앉아 여유를 부리는 피서객도 보였다. 계곡 피서의 요령을 터득했나 보다. 발만 물에 담갔지만 시간이 흐르자 냉기가 온몸으로 펴져나가 시원해졌다. 자연 속에서 얻은 시원한 느낌에는 에어컨 바람과 비교할 수 없는 상쾌함이 있었다.
용문산 계곡의 전체 길이를 생각하면 오늘 이곳으로 피서 온 사람들의 수가 엄청난 것 같다. 준비해 온 도시락을 꺼내 늦은 점심을 먹고 마침 나은 자리가 생겨 짐을 옮기고 나니 더욱 편해졌다. 과일과 커피를 마시며 자연의 편안함에 흠뻑 빠져 들었다. 더위를 완전히 잊고 신선놀음을 하나 생각될 즈음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간 계곡을 지나는 소나기라 금방 그칠 줄 알았는데 쉽게 그치질 않았다. 비를 피할 곳도 마땅치 않고 주차장까지 내려가면 옷이 다 젖을 테니 차라리 제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계곡을 가득 메웠던 피서객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자 골짜기는 텅 비어 갔다.
소나기가 그치자 계곡에 옅은 안개가 내려앉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옷이 흠뻑 젖었지만 춥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니 무더위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때 길이 막혀 고생했지만 숲속 맑은 계곡물에다 소나기까지 내려 계곡 피서를 제대로(?) 즐긴 셈이다. 피서객 일부는 젖은 옷을 입은 채 계곡 물에 뛰어드는 객기를 부리기도 했다. 계곡에서 피서를 실컷 즐기고 해질녘이 되어서야 숲 밖으로 나왔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보니 하천에는 여전히 물놀이하는 어린이들이 있었다. 다음 주말에 예정된 이곳 가족 피서 계획은 날씨와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
(뒷쪽 호수 사진은 팔당전망대로 우회할 때 시야가 하도 맑아 촬영한 팔당호 전경)
(팔당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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