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에덴 벚꽃길' 벚꽃축제

돌샘 2023. 4. 16. 10:11

에덴 벚꽃길벚꽃축제

(2023.4.9.)

꽃들이 예년보다 일찍 피고 지는 바람에 꽃 없는 가운데 열리는 봄꽃 축제가 많다고 한다. 벚꽃구경을 가 볼까 생각했는데 날씨 변화로 시기를 놓쳐버린 듯하다. 가평 에덴 벚꽃길 벚꽃축제48일부터 열린다지만, 그곳도 마찬가지 아닐까 예상된다. 실시간 벚꽃 개화 상황을 알려주는 동영상이 있어 혹시나 하고 봤더니 벚꽃이 제법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더 늦기 전에 꽃구경을 할 요량으로 서둘러 축제 현장을 찾아 나섰다.

경춘가도를 신나게 달려 가평읍 조금 못미처에 있는 행사장에 도착했다. 하천을 끼고 도는 길 양쪽에 수령이 제법 오래된 벚나무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벚꽃의 개화 상태가 예상보다 좋아 마음이 다소 들떴다. 만개 시기는 조금 지난 듯했지만 꽃이 활짝 핀 나무들도 꽤 많았다. 벚꽃이 전국에서 가장 늦게 피는 지역이라더니 사실인 모양이다. 하천 제방을 따라 목재 데크가 설치되고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와 산책하기 좋았다. 하천 위로 쭉~ 뻗은 가지에 꽃이 잔뜩 매달려 있는 모습이 정겨웠다. 청사초롱이 가지마다 매달려 있는 걸 보니 밤에는 불을 밝히나 보다.

 

축제장 여기저기 산재된 푸드 존프리 마켓을 삥~ 둘러보았지만 관심을 가질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공연 무대 위엔 웬 여가수가 신나는 노래로 흥을 돋우고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우리도 의자에 잠시 앉아 박자에 맞추어 손뼉을 쳤다. 나이 지긋한 아줌마 몇이 무대 아래에서 춤을 추었다. 석양이 뉘엿뉘엿 산봉우리를 넘어가자 어느새 파장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왕 멀리까지 왔으니 조금 기다려 청사초롱에 불이 켜지는 밤 벚꽃놀이의 정취를 느껴 보고 싶었다. 20여 년 전 워커힐호텔 부근에서 밤 벚꽃놀이를 즐겼던 옛일이 생각났다. 하천가 벚꽃길을 천천히 걷는 사이 청사초롱에 조명이 들어왔다. 밤이 깊어 가니 불빛은 더욱 밝아지고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밤 벚꽃놀이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