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천사대교 전망대와 퍼플섬, 담양 메타세쿼이아와 메타프로방스
(2023.4.22.)
여행 둘째 날
요즘 한참 유명세를 타고 있는 ‘퍼플섬’에 가려면 압해도-암태도-팔금도-안좌도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그나마 연육교와 연도교가 건설된 덕분에 배를 타지 않고 자동차로 갈 수 있어 편하다.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도교는 천사대교라 부르는데 총연장이 7,224m나 되고 그중 사장교의 길이가 1,004m, 현수교의 길이가 1,750m라고 한다. 천사대교를 건너기 직전 전망대에 들러 바다와 교량의 전경을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젊었을 때 없던 고공공포증이 생겨 낭패스러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이 높고도 긴 해상교량을 건너야만 했다.
팔금도를 지날 때 도로변에 유채꽃 축제가 열리고 있어 잠시 차를 세웠다. 노란 유채 꽃밭이 길 양쪽으로 넓게 펼쳐져 있었지만, 어제 학원농장 유채꽃밭을 구경한 직후라 감흥이 덜했다. 질 좋은 천일염이 있어 소금 한 부대를 차에 싣고 목적지로 향했다. 퍼플섬 주차장에 도착하자 섬 사이를 잇는 다리는 말할 것도 없고 건물의 지붕이며 조형물들이 온통 보랏빛이었다. 안좌도와 반월도, 박지도의 세 섬이 퍼플교로 서로 연결되었는데, 먼저 반월도로 들어가는 보랏빛 다리를 건너기로 했다. 섬 입장료는 5,000원이지만 경로 우대자는 무료였다. 안좌도와 반월도 사이에 설치된 다리는 바닷물에 둥둥 떠 있는 부교였다. 마침 밀물 때라 다리의 보랏빛이 푸른 바닷물과 대비되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선착장엔 전동차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해안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반월도에는 바닷가 보랏빛 반달 위에 걸터앉은 어린왕자와 여우 조형물이 단연 인기였다.
반월도와 박지도 간에는 3개의 퍼플교 중 길이가 가장 긴 915m의 다리가 설치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가족과 연인, 친구들 사이가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단체여행객들도 눈에 띄었다. 다리의 연장이 길다 보니 단조롭고 지루한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해안에 있는 표주박 모양의 조형물이 박지도를 상징하는 포토존인 듯 모두들 차례를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선착장 부근에 임대용 카트가 줄지어 있었지만 특별한 구경거리가 없는 듯해 다음 퍼플교로 그냥 걸었다. 박지도와 안좌도를 연결하는 퍼플교는 길이가 547m였다. 다리 중간 중간에 앉아서 쉬거나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나 강태공은 보이지 않았다. 퍼플교 종점(시점)에는 관광버스가 여러 대 보이고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이렇게 작고 외딴 섬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에 옮긴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바짝 긴장한 마음으로 천사대교를 되돌아 나와 담양으로 향했다. 예전에 딸아이와 세 명이 여행을 와 3인용 자전거를 타고 ‘관방제림’을 거쳐 ‘가로수길’까지 신나게 달렸던 옛 추억이 새로웠다. ‘메타프로방스’라는 곳이 새로 생겼다기에 잠시 들렀다. 외형상 프로방스 지역의 특징을 갖춘 건물에 각종 공방과 음식점들이 입주해 있고 방문객들도 꽤 많았다. 파주 ‘헤이리마을’이나 프로방스마을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근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걸어 보았다. 연둣빛 새잎이 돋아난 싱그러운 숲길은 조용히 걸으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저녁에는 이곳 별미인 떡갈비와 죽순 요리를 먹으며 자연 속 여행의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천사대교 전망대)
(팔금도 유채꽃 축제)
(퍼플섬)
(메타프로방스와 메타세쿼이아)
'돌샘 이야기 > 여행과 답사(2023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월 섶다리, 평창 바위공원과 육백마지기, 정선 병방치 스카이워크 (0) | 2023.05.06 |
---|---|
임실 치즈테마파크와 옥천 부소담악 (0) | 2023.05.05 |
고창 무장읍성과 학원농장, 영광 백제불교 도래지와 백수해안도로 (0) | 2023.05.05 |
'에덴 벚꽃길' 벚꽃축제 (1) | 2023.04.16 |
응봉산 개나리꽃 (0) | 2023.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