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무장읍성과 학원농장, 영광 백제불교 도래지와 백수해안도로
(2023.4.21.)
여행 첫째 날
아침부터 먼 길을 달려 무장읍성에 도착했다. 읍성은 낙안읍성, 해미읍성, 고창읍성 등 여러 곳을 탐방해 봤기에 학원농장 가는 도중에 잠시 들렀다. 옹성으로 둘러싸이고 병영 깃발이 나부끼는 진무루(鎭茂樓) 아래를 들어서자 객사 건물이 마주 보였다. 정청 건물 한가운데 송사지관(松沙之館)이라 쓰인 큼직한 현판이 걸려 있었다. 기단 양옆 모서리 돌에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 사찰의 기단을 철거해 재사용한 것이라 한다. 유럽이나 중남미 성당 건물에 신전용 석재를 사용한 사례가 떠올라 웃음이 났다. 각처에 흩어져 있던 송덕비를 모아 놓은 곳에는 쇠로 만든 철비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현감이 정무를 보던 동헌에는 취백당(翠白堂)이란 현판이 걸렸는데 정무에 임하는 정신자세를 표현한 모양이다. 읍성 안에 자라는 노거수 느티나무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읍성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학원농장(鶴苑農場)이 있었다. 평일인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봄의 정취를 즐기는 모습이다. 완만한 구릉지를 가득 채운 노란 유채꽃을 바라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꽃밭사이로 난 길을 따라 능선 위에 올라서자 까마득히 먼 곳까지 푸른 청보리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유채밭과 보리밭 경계에는 허름한 농막과 나무 한그루가 보였는데. 도깨비 촬영지라 했다. 산들거리는 봄바람에 보리이삭이 물결처럼 넘실거리며 언덕 위로 퍼져나가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보리밭 사잇길을 실컷 걸었다. 제주도와 청산도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유채꽃밭과 청보리밭을 다녀 봤지만 이곳은 규모와 시설 면에서 다른 곳과의 비교를 불허했다. 전망대에도 오르고 농막에 앉아 노란 유채꽃과 청보리를 바라보며 봄의 찬란함을 즐겼다.
법성포에 있는 백제불교 도래지에 들렀다. 예전에 한번 왔던 곳이지만 그 사이 포구 앞에 영광대교가 새로 들어섰다. 포구와 도래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길을 산책하며 탑원과 사면대불상, 부용루를 감상했다. 영광대교를 건너 일몰이 아름답다는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에 나섰다. 해안도로변에 있는 365계단, 칠산정, 노을전시관, 대신등대 등을 조망하고 해안 스카이워크도 걸었다. 스카이 워크에 설치된 날개 조형물은 천사의 날개를 닮았는데, 늦은 오후가 되자 태양을 떠받히는 형상이 되었다. 망망대해에 해무(海霧)가 끼어 해넘이를 구경하기 좋은 장소를 찾았다.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석양이 주변 지형이나 구조물과 대비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해가 점점 검붉어지며 영광대교 상부 구조물 가운데로 떨어지는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무장읍성)
(학원농장)
(백제불교 도래지)
(백수해안도로)
(해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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