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촉석루) 탐방
(2024.10.4.)
가을비가 갠 후라 아침 햇살이 더욱 해맑았다. 공북문(拱北門)을 통해 진주성으로 들어섰다. 성 안에는 낯선 조형물들이 많이 설치돼 있고, 연신 설치 중에 있었다. 성 밖에 흐르는 강물 위에도 잔뜩 멋을 낸 조형물들이 줄을 맞춘 채 떠 있었다. 주말에 열리는 남강 유등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밤에 환하게 불을 밝힌 화려한 축제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모처럼 찾아 온 진주성이니 먼저 유적들을 찬찬히 탐방한 후에 성곽과 강물에 떠 있는 유등들을 감상하기로 했다.
영남포정사문루(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관아인 영남포정사의 정문)와 비석군, 북장대, 청계서원, 쌍충사적비 등을 둘러보고 촉석루(矗石樓) 안내판 앞에 발길을 멈추었다. 촉석루는 영남 제일의 명승으로 전쟁 때는 장수의 지휘소로 쓰였고, 평상시에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소였다고 한다. 지금의 건물은 6.25 전쟁으로 불 탄 것을 1960년에 고쳐 지은 것으로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 형태였다. 촉석루 아래 남강변으로 나가니 의암(義巖)과 의암사적비가 ‘논개’의 의로운 행적을 기리고 있었다. 의기사(義妓祠)에도 잠시 들렀다.
신발을 벗고 촉석루에 올랐다. 촉석루라는 이름은 강가에 바위가 우뚝우뚝 솟아 있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누각 안에는 남장대(南將臺)라는 군사적 용도의 현판도 걸려 있었다. 촉석루에서 굽어본 남강의 물결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푸른데, 강물엔 무심한 유등만 한가로이 떠 있었다. 변영노 시인의 ‘논개’라는 시가 생각났다. “~ ~ 아, 강낭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환하게 불을 밝힌 유등이 흐르면 그 마음 달래지려나...
(진주성 유적)
(촉석루와 의암)
(남강 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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