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입곡저수지와 고려동유적지, 악양생태공원 방문
(2024.10.5.)
상경하는 길에 함안 산인면 ‘입곡저수지’에 잠시 들렀다. 핸드볼 선수로 활동하던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의 아련한 옛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치 선생님과 운동 친구들이 시외버스를 타고 해방감을 느끼며 소풍을 갔던 곳이다. 그때 배웠던 ‘외나무다리’라는 노래는 지금도 가끔씩 부르고 있다. 저수지가 무척 크고 숲이 울창했던 기억은 남았는데, 현장에 도착해 보니 어디가 어딘지 전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변해 있었다. 벌써 61년 전의 일이다. 푸른 물결 위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출렁다리를 건넜다. 상쾌한 아침 공기 속에 맑은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부근에 있는 ‘고려동유적지’를 찾았다. 고려 후기 성균관 진사 이오(李午) 선생이 고려가 망하고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이곳에 거처를 정한 이후 대대로 그 후손들이 살아온 장소라고 한다. 건물들은 한국전쟁 때 대부분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이라고 했다. 사당을 비롯해 자미정, 계모당, 율간정, 효산정 등 전통적인 한옥들이 서로 얼굴을 맞댄 고즈넉한 마을이었다. 두문동서원에 위패가 모셔진 이오 선생도 훌륭하지만 600여 년 동안 그의 유언을 받든 후손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강 변에 있다는 ‘악양루(岳陽樓)’를 찾아 나섰다. ‘처녀뱃사공’ 노래비를 구경하고 악양루를 찾다가 우연히 생태공원에 들르게 되었다. 공원에 무슨 축제가 열리는 듯 차량과 방문객들로 북적대었다. 요즘 꽃 축제장을 많이 방문하다보니 어지간한 꽃밭은 보아도 별 감흥이 없는데, 활짝 핀 분홍색 ‘핑크뮬리’에 눈길이 갔다. 악양루를 찾아 남강 뚝방길에 올라섰다. 푸른 물길은 유유히 흐르는데 노송이 강 쪽으로 허리를 살짝 숙여, 옛 이야기를 나누는 듯 보였다.
(입곡저수지)
(고려동 유적지)
(악양 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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